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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독교에 스며든 왜곡된 신앙은 ‘택하신 자녀에게 특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넘어 ‘택함 받지 못한 자에게 징벌을 내리시는 하나님’으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재작년 봄에 이웃나라 일본이 지진해일로 큰 재난을 겪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지각변동에 의해 발생한 자연재해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 기독교인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그런 벌을 내리셨을까?”라는 질문을 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은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우리 세상사에 일일이 관여하셔서 무슨 일이든, 어떤 일이든, 다 하나님께서 일일이 지휘하시는 가운데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들 중에도 이런 신앙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은 설교시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본 국민이 신앙적으로 볼 때는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가기 때문에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우리 한국은 일본을 봐서 물리적인 지진보다 거룩한 영적 지진이 일어나야 될 때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한겨레신문, 2011년 3월 14일).

 

우리가 지금까지 교회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며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또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섭리하고 주관하시는 분입니다.


성서의 예수님도 “공중을 나는 새 한 마리도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심으로 우리의 이런 믿음이 옳다고 지지해주신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믿음이 좋은 훌륭한 목사님이나 교우님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든가, 혹은 불치병에 걸려 간절한 기도로 하나님께 매달렸지만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게 된 경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믿고 고백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으십니까?
그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니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편히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요?

 

태풍이나 지진해일이 하나님께서 직접 일으키셨거나 하나님의 허락 하에 발생한 것이라면, 우리가 과연 그 하나님을 사랑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해도 되는 것일까요?
정말로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주관하시고 불꽃같은 눈으로 우리를 보살펴주시는 분이라면, 그런 자연재해로 세상을 떠난 수많은 사람들의 고귀한 생명에 대해, 하나님께서 책임을 지셔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 2004년 동남아에 지진해일이 발생했을 때, 어느 유명한 목사님은 그 곳에 무슬림이 많아서 하나님께서 징계하신 것이라고 설교했습니다.
사실 이슬람교가 악한 종교라는 생각은 무서운 편견에 불과하지만, 혹 그 목사님의 신앙관이 옳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슬람교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까지 쓸어버린 행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 지진해일로 죽은 사람이 거의 30만 명에 달하는데 그 중에 독실한 기독교인은 하나도 없었을까요?
그 많은 사람이 모두 하나님의 징계로 갑자기 죽어야 할 만큼 악한 사람들이었을까요?
만일 이교도를 쓸어없애기 위해 기독교인이나 다른 죄없는 사람들이 함께 희생된 것이라면,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을 ‘전능하신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으로 고백해야 하는 걸까요?

 

그 목사님은 다음 해 허리케인이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했을 때도 그 지역에 동성애자가 많아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치시려고 허리케인을 보낸 것이라고 설교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허리케인으로 생명을 잃거나 다치고 집을 잃은 사람들은 모두 동성애자였을까요?
죽은 사람 가운데는 어린아이와 갓난아기도 있었는데 그들은 장차 동성애자가 될 아이들이었을까요?

 

그런 식의 무모한 설교는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인격적이시며, 세상의 모든 것을 섭리하고 주관하신다.”는, 또한 “성경에는 오류가 없다”는 기독교의 전통 교리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 한 언제든 재발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교리에 매이지 말고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진해일이나 태풍이 발생하는 것은 하나님이 누군가의 죄를 심판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일으킨 사건이 아니라 그냥 자연현상일 뿐입니다.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나는 것 또한 신앙적인 죄와 관련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대개 부주의와 관련해서 일어납니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을 의학적으로 찾지 않고 신앙의 부족으로 해석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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