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6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간 예수의  재발견          

                                                                                   정연복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나의 관심사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대상이 되기 전에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이다.
수많은 세대의 사람들이 예수라는 이름을 받들어왔지만 그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적다.
더구나 예수가 뜻한 바를 실천에 옮긴 사람은 더욱 적다.
예수는 자기가 뜻한 것보다 뜻하지 아니한 것으로 더 자주 찬양숭배 받아왔다."
                 (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 앨버트 노울런 )


그리스도교 신앙의 대상이 되기 전 예수는 과연 누구인가 ?

마리아와 요셉의 아들, 곧 사람의 아들이다.
우리와 똑같은 시대의 아들이다. 겸손하게 신을 구도하는 자이다.
세례를 통해 신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소명을 깨달은 자다.
우리와 똑같이 연약하고 부족한 자이지만, 끊임없는 배움과 성장의 과정을 통해 서서히 발전·성숙해가는 자다.

당시의 종교적 굴레와 정치적 우상을 부셔버리고 민중이 역사의 주인이 되는 길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자, 역사의 선구자다.
시대를 거부하는 날카로운 반역의 정신 때문에 시대의 지배자들의 미움을 사 살해된 사나이다.
 

예수는 몇 가지 점에서 돋보인다.

그는 인생의 위기와 유혹과 절망의 순간들을 부단히 통과하면서 신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그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 가운데서 시대의 본질을 꿰뚫어보며, 자신의 온몸을 던져 타락하고 부패한 시대에 도전한다.

그는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로 이해하며 자기 안의 모든 인간적 요소들을 활짝 개화시켜 총체적인 인간, 완전한 인간, 신적인 인간으로 변화해간다.
그러면서도 그는 늘 자신을 ‘인자’(人子), 곧 사람의 아들로 여긴다.
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정점에 도달하면서도 그는 스스로를 그리스도(메시아)라고 뻐기는 오만함을 거부한다.


이런 예수 이해는 불신앙의 소산인가?
정통교리와 신학의 예수 이해에 적대되는 ‘이단’인가?
신적인 예수, 본질에 있어 하느님과 동등한 초월적 그리스도를 우리와 같은 구석을 너무도 많이 갖고 있는 한 평범한 인간으로 비하시킴으로써, 기독교 신앙을 뿌리로부터 뒤흔드는 오만하고 위험하고 불순하고 그릇된 생각인가?


그렇지 않다 !
교리와 신학의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맑은 눈으로 복음서를 한번 읽어보라.

예수를 그리스도로 전제하고 들어가는 기독론이 적지 않게 깔려 있는 복음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복음서 곳곳에서 우리는 신앙의 대상이 되기 이전의 역사적 예수, 인간적 예수의 진실하고 소박한 모습을 능히 발견하게 된다.

없는 예수를 억지로 발명하고 날조하는 것이 아니라 2000년 전 예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새롭게 ‘재발견’하는 것,
이것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예수 안에서 인간구원의 진리를 추구하려 애쓰고 예수를 따르기 원하는 모든 사람들(신학자·목회자·평신도들)의 참으로 절박한 과제다.


우리는 역사를 초월할 수 없다.
아무리 왜곡되고 뒤틀려진 역사라 할지라도, 우리는 역사의 강물에 우리 몸을 풍덩 담그고서야 역사의 모순이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2000년 기독교의 역사 또한 마찬가지다.
2000년 기독교 역사, 신학의 역사, 교회사는 온갖 오욕과 영예로 점철되어 있다.
그것은 세상 지배권력에 빌붙어온 한없이 부끄러운 역사이면서도 그 역사의 구비마다 자랑스러운 일면 또한 담고 있다.


따라서 ‘전통의 완전한 폐기’란 어불성설이다.
‘전통의 창조적 계승’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기독교의 자랑스러운 전통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왜곡되고 부끄러운 전통 또한 늘 겸허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자랑스러운 전통의 끝자락에 서 있는 오늘 우리 신앙과 삶의 모습에 자부심을 느끼되, 알게 모르게 우리 안에 깃든 부끄러운 전통에 대한 성실한 자기비판을 통해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오늘의 한국교회, 그리고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과 삶 속에는 그 두 전통이 복잡하게 얽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수는 그리스도" 라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적인 진술 또한 그렇다.

인간에 대한 진실한 사랑과 하느님의 뜻에 대한 열렬한 추구 때문에 불의한 시대에 거역하다가 십자가에 달린 예수에게서 인간의 참된 구원자(해방자)의 모습을 발견하고, 갖은 핍박과 순교를 당하면서 내뱉은 그 가슴 섬뜩한 고백,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목숨 바쳐 지키지 않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을 담고 있는 그 고백,

역사의 변두리로 내몰렸던 많은 시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과 좌절과 죽음의 한복판에서도 죽음보다 강한 생명의 끈질김을 노래했던 그 고백,

2000년 기독교 역사를 통해 전해 내려온 이 핏빛 고백의 의미를 우리는 생의 매순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4 한 해가 저물었고 2012년 새날이 밝았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01.03 1236
563 우리의 교회는 가까운 곳부터 눈을 돌려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11.07 1235
562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자신도 없었고, 되고 싶지도 않았지만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02 1232
561 주님, 어디에 계십니까. 제임스앤제임스 2013.09.25 1229
560 진정한 부자 가 되게 하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2.06.10 1225
559 예배를 통헤 우리 한인회를 위한 치유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1.11.12 1224
558 우상의 숭배는 우리 생활의 올무가 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11.12 1222
557 우리는 우상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11.16 1221
556 그리움을 그리워하는 당신에게 말이에요. 제임스앤제임스 2011.11.03 1221
555 당신은 행복한 나의 비밀이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11.03 1218
554 Always With Thanksgiving : Always Thankful for Prosperity 제임스앤제임스 2012.11.04 1214
553 오클랜드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축복으로 사랑하게 하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02 1212
552 오클랜드에서 살아가는 곳마다 사랑과 진실과 평화가 자리를 잡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04 1205
551 지금 쫓겨난 3명의 불청객을 초대할 용기를 갖게 하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1.12.07 1204
550 묵상(나사렛 사람) mangsan 2013.11.03 1202
549 주님. 오클랜드의 꽃길을 만끽하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09 1202
548 하나님은 택함 받지 못한 자에게 징벌을 내리시는가 ?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20 1201
547 우리 조국을 위해 기도를 드립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10.11 1201
546 우리는 우리의 소망을 준비하고 계획하며 살아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12.02 1201
545 주님, 우리에게 오시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2.09.22 1199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37 Next
/ 37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