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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는 시대의 산물이며, ‘고백의 언어’로 기록되었음을 이해해야

                                                                                             산들바람

성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기록 당시 사람들의 신앙고백으로 쓰여졌습니다. 그러므로 성서의 언어는 ‘과학과 논리의 언어’가 아니라 ‘고백의 언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고백에는 객관성이 결여된 이기적 고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옳다고 확신했고 시대적으로도 용인되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반드시 재해석되어야 할 ‘원시 공동체의 이기적인 고백’도 많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시 시대와 사회 상황에서는 그렇게 이해되고 기록되었지만, 그 때와는 시대와 삶의 정황이 달라진 ‘지금, 여기서’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성서의 진정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현대의 예수사람들은 끊임없이 묻고 재해석해야 합니다.


그 물음과 연구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록된 그대로’ 읽는 것은 성서의 진실에 다가가는 데 방해가 될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래 구절은 그 하나의 예입니다.

 

“여자는 조용히 복종하는 가운데 배워야 합니다. 나는 여자가 남을 가르치거나 남자를 지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여자는 침묵을 지켜야 합니다.” (디모데전서 2장:11~12, 공동번역).

 

성서가 일차적으로 ‘사람의 책’이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는 일부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위의 성서 본문에 의해 21세기가 된 지금까지도 여성은 성직자가 될 수 없다는 남녀차별 논리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본문은 당시 교회 현장에서 발생한 특수한 사정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존여비’라는 전 지구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시대의 한계’를 성서 역시 그대로 안고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성서의 기록이 ‘시대의 한계’ 뿐 아니라 ‘원시공동체의 이기심’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성서 본문들도 많습니다. 아래 본문은 그 중 하나입니다.

 

“너희 가운데 패륜아들이 나타나 너희가 일찍이 알지 못했던 다른 신들을 섬기러 가자고 선동한다는 소문이 나돌 것이다. 그런 소문이 나돌거든 너희는 샅샅이 조사해 보고 잘 심문해 보아 그것이 사실임이 드러나면 그같이 역겨운 일을 너희 가운데서 뿌리뽑아야 한다.


그 성읍에 사는 주민을 칼로 쳐죽여야 한다. 그 성읍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말끔히 없애버려야 한다. 거기에 있는 가축도 칼로 쳐죽이고 모든 전리품을 장터에 모아놓고 그 전리품과 함께 온 성읍을 불살라 너희 하나님 야훼께 바쳐야 한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폐허로 남겨두고 다시 세우지 마라. 너는 이런 부정한 것들을 건사해 두지 않도록 하여라.”(신명기 13장 14~18, 공동번역)

 

이 본문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어떤 극단의 선택을 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민족을 말살하는 이런 일은 종족 간에 벌어진 전쟁에서 승리한 민족이 패배한 민족의 복수를 막기 위해 선택한 잔인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여 공동체 존망의 위기에 쫓긴 이스라엘이 극단의 처방을 내릴 만큼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는 점에서 당시의 그들을 이해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21세기가 된 오늘날까지도 “성서에 기록되었으니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이웃종교의 성전에 불을 지르고 단군상을 파괴하는 등의 무모한 행위를 저지르는 극렬 신자들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깊은 책임의식을 갖고 반드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슬픈 현실입니다.


하지만 성서가 ‘사람의 책’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오류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규정하는 오래된 교리를 재해석하고 교정하지 않는 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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