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8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정연복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기까지 우리가 달려가야 할 길은 아직 너무도 멀다.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기에 아직 이 땅의 민중들의 아픔과 절망이 너무 깊다.

 

그러므로 ‘오, 나의 자랑’ 예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가슴에 십자가를 긋는다거나 허리 굽혀 꽃다발이나 바치고 예수를 신격화시켜 찬양하는 것으로 예수에 대해 예의를 다 갖췄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오산이다.

 

예수는 그따위 짓, 예수가 걸었던 그 길의 대열에 서지 않고 다만 예수와 그가 걸었던 길을 신격화하는 걸로 만족하는 우리를 보면서 기막힐 것이다.

 

진정한 기독교 신자라면 예수의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예수가 걸었던 길 바로 그 길을 나도 걷겠다는 결의를 다져야 할 것이다.

공손히 두 손 모아 기도하기보다는 오히려 맨주먹 빈손을 불끈 쥐고 압제에 대한 투쟁의 결의를 맹세해야 할 것이다.

 

예수는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했다.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하여주십시오.

내가 이 사람들을 위하여 이 몸을 아버지께 바치는 것은 이 사람들도 참으로 아버지께 자기 몸을 바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 17:17~19)

 

그렇다. 예수는 자신의 죽음으로 만사가 해결되리라는 식의 허황한 생각을 한 적이 결코 없다.

예수는 자신의 역사적 실천을 그 자체로서 완성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길’(요 14:6)로 이해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원했던 것은 그들도 자기처럼 민중해방 실천에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었다.

 

예수는 제자들이 자신을 신격화된 그리스도로 대상화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수는 제자들에게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요 14:12)

라는 유언을 남겼다.

 

무슨 뜻인가?

예수를 진실로 믿는다는 것은
예수를 따른다는 것,
예수보다 ‘더 큰 일’을 한다는 것,
예수로 예수를 넘어선다는 뜻이 아닌가?

 

오늘 이 땅에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신자들은 많다.

그러나 예수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르는 신자들은 너무도 적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이다.

 

이 땅에 교회들에 걸려 있는 십자가는 너무도 많다.

그러나 그 십자가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교회들은 너무도 적다.

이것이 오늘의 한국교회가 역사 발전의 걸림돌로 역기능을 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예수! 민중에 대한 예수의 한없는 애정을 보면서 나는 오늘의 나의 삶을 참회한다.

하지만 예수가 걸었던 길 바로 그 길을 나도 걷기까지는,

예수운동에 합류하여 민중 사랑의 삶을 살아가기까지는,

아직도 나는 진정한 예수쟁이는 아니다.

참된 인간은 못 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4 포도원 일꾼과 품삯의 비유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04 1431
323 축복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힘과 평안함을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06 1068
322 하늘 문은 누구에게나 항상 열려 있다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06 1136
321 우리의 삶이 물질의 넉넉함에 있지않고 주님의 은혜에 있음을 알게 하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07 1196
320 받기를 바라는 신앙에서 누리는 신앙으로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07 1064
319 오클랜드 봄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09 1017
318 교회 다니기 싫으시면 다니지 마십시오./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09 1249
317 주님. 오클랜드의 꽃길을 만끽하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09 1202
316 동정녀 탄생 / 정연복 나누리 2013.10.11 1497
315 우리 한인들의 아름다운 삶을 위해 기도하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19 1029
314 하나님은 ‘선택된 자녀’에게 특혜를 베푸시는가?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20 1096
313 우리가 소금처럼 녹아지는 삶과 자신을 태워서 어둠을 비치는 촛불처럼 행하게 하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20 1123
312 하나님은 택함 받지 못한 자에게 징벌을 내리시는가 ?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20 1201
311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얻도록 마음에 위로와 평안을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23 1129
310 ‘자기중심의 신앙’을 넘어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23 1085
309 우리가 사는 뉴질랜드의 희망을 위해 기도하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0.25 1324
308 계시록 1:1∼20 주 재림과 촛대교회 다림줄 2013.10.25 1354
307 종교개혁, 개혁(Reformation)인가? 변형(Deformation)인가?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1.01 1102
306 봄에는 겸허한 인내를 배우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1.01 1062
305 제가 만난 하나님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1.03 1151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7 Next
/ 37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