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9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20년쯤 지났을 때, 매우 영리하고 독특한 학자가 예수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습니다.
우리에게 ‘사도 바울의 서신’으로 잘 알려진 그의 글들은 당시 유대와 갈릴리 땅을 넘어 이방인 지역에 막 태동하기 시작한 교회들에게 편지로 전해졌습니다.

 

유대인의 혈통과 로마인의 시민권을 아울러 갖고 있던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제자도 아니었고 한 번도 예수님을 직접 뵈었거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독특한 영적 체험을 통해 예수님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는 당시 유대 전통과 그리스 철학에 근거하여 예수님을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로마제국 각지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과 이방인들에게 그는 당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익숙한 언어와 비유로 ‘예수 사건과 의미’를 소개했습니다.

 

바울에 의하면 예수님의 죽음은 억울하고 안타까운 비극이 아니라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구속사의 정점이며 죄와 악에 대한 영원하고 궁극적인 승리였습니다.
복음서보다 20여 년이나 앞서 기록된 바울의 이런 가르침은 일반 대중이 받아들이기에 더없이 쉽고 만족한 것이었습니다.
예수처럼 처절하게 살지 않아도 되었고, 다만 그분을 바라보며 그분에게 기대는 것으로 충분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제 사람들이 ‘따라야 할 모범’이 아니라 ‘믿어야 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모든 죄가 사멸되고 구원을 받으며 죽음에서 부활하여 영원히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옛 종교의 무거운 율법은 사문화되었습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남자와 여자, 성인과 유아 등 모든 차별도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모두 허물어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앞에 모든 사람은 완전히 평등하며 자유로워진 것입니다.
오직 그분을 믿기만 하면!

 

바울의 가르침은 사람들의 마음을 점차로 사로잡았습니다.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으며, 현실은 어두움으로 가득 차 있지만 저 하늘나라에서 주님 품에 안기면 그 모든 고통과 애곡과 눈물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그의 가르침은 가난하고 힘없고 체제에 눌리고 착취당하며 살아가던 연약하고 가난한 민중에게 현실의 질곡을 넘어 삶에 소망을 불어넣어주는 최상의 복음(Good News)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의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가 제시한 구원의 길은 “오직 그분을 믿기만 하면!”이었지만 그 믿음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오늘날까지도 학계의 논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온 해석은 예수님의 대속과 구세주 되심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그와는 매우 다르게 해석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에 의하면, 사도 바울이 자신의 서신에서 강조한 ‘오직 믿음’은 당시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교리적 믿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적 정치적 속박을 뛰어넘어 자유와 해방을 선포한 ‘그분의 삶과 가르침에 대한 믿음’을 뜻하는 것이며, 그 믿음이 바로 이 세상의 온갖 핍박과 고난을 뚫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를 구원해 준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이 해석에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 해석이 옳다면) 사도 바울이 ‘교리의 예수’가 아니라 ‘역사적 예수’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4 신앙에세이 :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우리를 끌어 내어 구원해주고 계십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7.02.17 260
383 신앙에세이 : 한인들에게 드리는 우리의 평생의 기도가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4.09.28 772
382 신앙에세이 : 한인들에게 때마다 일마다 자랑스럽게 하시고 결과에 감사하게 하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4.06.07 853
381 신앙의 마침표. 물음표 ? / 정연복 나누리 2013.07.16 842
380 신앙의 마침표 . 물음표 ? 느낌표 ! / 정연복 나누리 2013.07.23 816
379 신앙의 마침표 / 정연복 나누리 2013.07.05 690
378 신앙의 삶은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01.13 1463
377 신약성경 바르게 읽는 눈 1 / 김경재 교수 나누리 2013.04.27 676
376 신약성경 바르게 읽는 눈 2 / 김경재 교수 나누리 2013.04.27 830
375 실종된 “ 역사적 예수 ” / 김준우 교수 나누리 2013.06.18 757
374 실종된 인간예수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 김준우 교수 나누리 2013.06.20 894
373 십일조 헌금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9.12 1197
372 십일조로 값비싼 보석, 차 받은 오클랜드의 한 교회 admin 2012.03.16 1388
371 십자가의 길을 피하고자 번민하시는 겟세마네 동산의 예수님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5.22 3139
370 십자가의 의미는 우리 죄에 대한 대속과 구원인가 ?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5.22 1010
369 쓸데 있는 소리 / 지성수 나누리 2013.08.29 965
368 아내의 기도에 성령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09.27 2793
367 아름다운 계절 여름이 다가오면 지친 당신을 위하여 기도하네요. 제임스앤제임스 2011.11.13 1268
366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기도합니다. 신실한 예배를 드리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2.07.14 4400
365 악한 사탄의 영이 우리의 영혼을 점령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1 제임스앤제임스 2012.07.14 1922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37 Next
/ 37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