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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리 기독교가 교회를 지배하는 어둠의 시대

        
                                                                                                   산들바람



이천년 역사를 이어온 기독교의 맥을 크게 세 줄기로 나누면 ‘교리의 기독교’와 ‘영성의 기독교’ 그리고 ‘운동의 기독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세 줄기는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별개로 전해진 것도 아닙니다. 서로 얽히고설킨 채 시대에 따라 어느 한 쪽이 두드러지기도 하면서 긴장관계를 이루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중 인류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단연 교리의 기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국 교회 교우님들께 굳이 기독교를 세 줄기로 구분하여 말씀드리는 이유는, 인류 역사에 너무나 큰 아픔을 안긴 교리의 기독교를 넘어서고, 영성의 기독교와 운동의 기독교가 갖는 귀한 가치와 신앙을 한국 교회가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가 “넘어서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교리의 기독교’는 배타적인 교리와 그에 따른 독선으로 세상에 갈등을 일으켜온 기독교의 부정적인 가르침을 말하는 것이며, 기독교 교리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 존 스토트는 “교리란 배의 닻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닻이 강이나 바다의 모래바닥에 너무 깊이 박히면 배는 움직일 수 없게 되어 결국 고철덩어리가 되고 맙니다. 그렇다고 바닥에 든든히 고정하지 않으면 배는 이리저리 표류하게 됩니다.


교리도 그와 같다는 것입니다. 교리가 갖는 위험한 성격을 잘 짚어내면서도 교리 자체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우리 기독교인들이 잘 새겨들어야 할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기독교 교리가 교회와 회중에 끼친 영향력은 존 스토트가 지적한 양 극단의 위험을 피하며 조화를 이루었던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조직이란 마치 생명체와 같아서 어느 단계에 이르면 스스로 생존하고 팽창하려는 욕구를 지니게 마련인데, 그 조직의 생리를 제어하지 못한 교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주 교리를 무기로 삼아 그 구성원들을 옥죄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지난 역사를 통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대해진 교회조직 자체의 생리와, 조직의 상층부에 자리한 사제계급, 그리고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여 조직이 생장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준 신학자들에 의해 인류사회에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존 스토트의 비유대로라면 닻이 바닥에 너무 깊이 박혀 배가 썩어가며 자신과 주변에 심각한 문제를 생산해낸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인류역사에 큰 슬픔을 안긴 ‘교리의 기독교’를 한국 교회와 교우님들이 반드시 극복하고 넘어서야 하며, 이 일에 실패한다면 우리 교회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교리 기독교의 본산지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는 르네상스 이후 활발한 학문적 논의와 영적 성찰을 거쳐 배타 교리의 함정에서 거의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 기독교회의 일부, 근본주의가 횡행하는 미국, 그리고 미국 근본주의 신학의 영향을 압도적으로 받고 있는 한국교회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교리 기독교가 교회를 지배하는 어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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