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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4 06:22

다시 시작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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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용기

어떤 집에서 곤들매기라는 물고기를 대형 어항에 기르고 있었습니다. 곤들매기는 어항 안에서 유유히 헤엄쳐 다니며 먹잇감으로 넣어준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으며 이보다 더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 없을 정도로 만족하면서 지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인이 어항 안에 투명한 칸막이를 쳤습니다. 곤들매기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먹잇감을 향하여 신나게 어항 안에서 헤엄을 치다가 그만 칸막이에 부딪치고 맙니다.
곤들매기는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근데 문제는 칸막이에 한 번 부딪친 곤들매기는 그 이후로는 신나게 헤엄을 치지도 않고 눈앞에 먹잇감이 있어도 도무지 잡아먹을 엄두조차 내지를 않는 겁니다. 어항 한 쪽 구석에 가서 꼼짝도 안 하고 그저 가만히 죽은 듯이 있을 뿐입니다.

며칠 후에 주인이 칸막이를 치웠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칸막이를 치웠음에도 불구하고 곤들매기는 더 이상 먹잇감을 향하여 헤엄을 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헤엄을 치다가 또 다시 칸막이에 부딪게 될까봐 두렵고 겁이 났던 것입니다. 아마도 칸막이에 부딪쳤던 것이 상당히 큰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어리석고 아둔한 곤들매깁니다. 곤들매기와 먹잇감 사이에는 겨우 얇은 칸막이 한 장이, 그것도 잠시 동안 가려져 있었을 뿐입니다. 칸막이가 치워지고 없어졌는데도 한 번 부딪쳤던 경험으로 말미암아 삶을 포기하고 만 꼴입니다.

우리는 칸막이가 치워졌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어항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곤들매기 자신은 정작 그 사실을 보지도 못하고, 믿지도 못합니다.

어리석고 아둔한 곤들매기의 상황이 그다지 낯선 광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인생여정에도 곤들매기와 같은 상황은 많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 한 번 실패하면 두 번 실패하게 될까봐 그 두려움으로 숨어버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한 번 더 헤엄을 치다가 부딪쳐서 죽는 것이나, 가만히 앉아서 굶어 죽는 것이나 죽는 건 매 한 가지입니다. 두 경우 다 죽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 기왕이면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한 판단인지를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제 우리 모두 한 해를 마무리해야 되는 때입니다. 각자 나름대로는 좋은 계획과 거룩한 결심을 다지며 새해를 시작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뜻하지 않은 좋은 일이 덤으로 생겼을 수도 있고, 뜻대로 이루어진 일도 있을 것이고, 아예 시작조차 해보지 못한 일들도 있을 것입니다.

또 시작은 했지만 과정이나 결과가 도통 신통찮았을 수도 있습니다. 설령 그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다시 시작해 볼 엄두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성실하지 못했던 순간들에 대해서는 반성과 성찰이 따라야 하겠습니다.

문득 저는 어항 속의 칸막이가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하느님의 사랑을 알아들을 수 없거나 깨달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하느님을 가로 막고 있는 칸막이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 칸막이는 각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를 수 있습니다. 만약에 하느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칸막이가 있다면 과감하게 치워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칸막이는 하느님께서 언제나 치워주시지만 우리 마음의 눈이 멀고 닫혀 버린다면 곤들매기의 어리석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설령 실수를 했거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새롭게 시작되는 인생의 디딤돌, 밑거름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이는 우리가 또다시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미 칸막이를 치워놓고 계신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신나게 헤엄칠 준비를 합시다. 여러분과 제가 만난 이 자리가 바로 곤들매기가 자유롭게 헤엄쳐 다닐 수 있는 어항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답고 활기찬 사랑의 공동체가 되도록 다시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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