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4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 뉴질랜드가 한국보다 좋은 이유가 있습니다. 역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국행을 꿈꾸십니까?”>
 
불황 탓일까요? 요즘 다시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사람 사는 재미가 없고 늘 바쁘기만 했다. 실속 없는 이민생활에 지쳤다.” “이민생활 내내 먹고 사는 문제부터 영어까지, 설움이 말도 못했다. 아이들도 다 컸으니 지금부터 내 나라 내 땅에서 살고 싶다.”
 
이런 말들을 하는 것은 그만큼 뉴질랜드 생활이 밋밋하거나 힘들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죽으라고 고생만한 세월이 서러워서 아니면 갈수록 더 호사함을 누리고 있는 요즘의 고국을 보면서 느끼는 상대적 따돌림 같은 감정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오랜 이민생활 끝에 이런 저런 이유로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하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영주귀국한 사람이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학이나 취업으로 왔다가 돌아간 사람, 고국에서 은퇴생활을 하기 위한 사람, 외국생활에 싫증 난 사람,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포기하지 않고 한국에 들어가 사는 사람, 혹은 양쪽을 오가며 사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말이 “역이민”이지 다시 돌아가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일까요? 달라진 문화, 달라진 환경은 이미 떠나올 때의 그것이 아닐 것입니다. 완전히 사회활동을 접은 은퇴자가 아니라면 당장 벌어 먹고 사는 일도 문제입니다. 거기다 값싼 노동력 대가를 비교해서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 물정을 몰라 가져간 돈을 날리거나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고국 생활에 적응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역역이민”을 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들었고 또한 보았습니다.
 
사실 뉴질랜드에서 살 것인가, 다시 돌아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선택(Option)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어디에 살 것인가”라기 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물어오면 조심스럽지만 나는 “뉴질랜드”라고 대답합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하나는, 그래도 뉴질랜드가 좀 더 “감사”를 느끼며 살 수 있는 곳이라는 과거 14년의 체험 때문입니다.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고, 남의 간섭이나 눈치 살피지 않고, 개성대로, 크기대로, 성격대로, 색깔대로, 향기대로,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단조로운 생활이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작은 일, 사소한 일에도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자유함”입니다. 한국에선 무엇이든 경쟁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비교가 되었고 남이 하면 무조건 나도 해야 했습니다. 그런 평균적이고 획일적인 것이 싫었습니다. 피곤한 인간관계나 복잡하고 어지러운 환경, 지나칠 정도로 사람 손이 닿은 지연 조차도 생각해볼 때, 뉴질랜드에 온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물론, 나도 뉴질랜드 생활이 불편하고, 답답하고,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한국이 그립기도 하고, 돌아가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도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힘들다고 또 다른 탈출구나 피난처로 다시 한국을 선택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태어난 고국은 내가 선택할 수 없었지만, 뉴질랜드 이 땅은 분명히 내 발로 찾아온 곳입니다. 그 선택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절실하고 엄숙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많은 분들이 처음 적도와 남태평양을 건널 때를 떠올리며 첫 마음을 지키며 이민생활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입니다. 우리 이민자들에게 소망의 땅은 이제 한국이 아니라 이곳 뉴질랜드입니다. 나와 우리 후손들의 미래도 모두 이곳에 있습니다. 우리가 숙명적으로 사랑하고 정을 붙여야 할 땅은 그래서 뉴질랜드인 것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 제임스로부터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7 제임스앤제임스 2016년은 한인들에게 도약할 수 있는 새해와 새 날로 시작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6.01.07 125
526 제임스앤제임스 갑오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오클랜드의 친구들을 생각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1.01 582
525 제임스앤제임스 고향의 추석을 맞으며 우리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9.25 133
524 제임스앤제임스 권세(權勢)를 어떻게 해야할까? 제임스앤제임스 2015.02.02 334
523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설날에 막걸리와 친구들이 있어 좋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2.17 343
522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친구사이의 소박한 우정이 한 눈에 들어 오는 정경이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2.16 471
521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오클랜드에서 고유 전통 막걸리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전해주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6.25 270
520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오클랜드의 늦봄에 우리 고유술인 막걸리 한잔 하며 노가리를 까는 것이 그리웠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1.03 181
519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오클랜드의 막걸리와 오클랜드의 사랑은 같지 않았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9.03 165
518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오클랜드의 보타니 다운즈의 한인들의 사랑의 찬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5.12 186
517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오클랜드의 삶의 길목에서 함께 걷고 싶은 한인들을 만나 노년에 마시는 막걸리 한잔하고 싶습니다. 1 제임스앤제임스 2015.01.17 634
516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우리가 가진 것은 오늘 오클랜드 뿐이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7.10 288
515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우리는 김삿갓 김병언이 막걸리를 하며 홍련을 얻었음을 보았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4.12.13 1026
514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혼자 웃음을 짓는 이유를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일세. 제임스앤제임스 2015.03.30 279
513 제임스앤제임스 신앙에세이 : 주님, 우리 크리스챤들은 항상 참 예배를 제대로 드리도록 기억하고 결심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9.11.03 70
512 제임스앤제임스 신앙에세이 : 하나님께로부터 택함을 받아 살아 가는 성령의 크리스챤들이 되겠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9.11.12 49
511 제임스앤제임스 아무리 오클랜드의 세상이 힘들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4.12.11 646
510 제임스앤제임스 오클랜드 보타니의 저녁 산책 시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4.08.23 706
509 제임스앤제임스 오클랜드를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우리의 삶을 보았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1.09 662
508 제임스앤제임스 오클랜드에 사랑의 마음을 그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4.12.05 61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7 Next
/ 27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