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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의 삶은 허상처럼 보여도 언제나 아름답고 진실된 추억이 담겨져 있습니다.

오클랜드의 계절에서 이민생활의 그리움은 비 속에 돋아나는 새싹처럼, 새롭게 찾아 왔다가 저녁놀을 보려고 
다 떠나고, 담장의 모퉁이처럼 허전하고, 숲 속에 나타났다 사라져간 반딧불처럼 아련히 찾아 왔다가 햇살에 
반짝이는 해변가의 모래빛처럼 마음이 아픈 쓰라림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오클랜드의 그리움은 그렇게 마음이 
찾아 와서 마음을 흔들어 놓고 오솔길 저곳에서 손 흔드는 바람결과 같은 씁쓸함이 있었습니다. 슬픈 
그리움이었고, 잊은 줄 알았더니 오늘 내리는 비 속에 파릇하게 돋아 나는 옛 추억인 우리의 오클랜드의 
그리움은 풀잎에 이슬처럼 맺혔다가 하늘에 청둥오리처럼 날아 가는 고독함이 있었습니다. 풀잎이슬의 
동그라미 방울 안에 그림을 그려 보고 지워 버리듯이 마음을 물들였던 갈매기의 빛이었습니다. 정원에 피고 
지는 장마꽃잎처럼, 화려하게 찾아 와서 바람이 불면 민들레 씨처럼 날아가는 안개꽃과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 온 오클랜드의 성실함은 보석처럼 생각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피곤한 오클랜드의 
현실에 뜻하지 않는 행운이 찾아 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어 줄만한 행운이 찾아 오는 
상상을 했어도,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헛되고 텅 빈 욕심인가를 깨달았습니다. 오클랜드의 세상에서 자신이 
노력도 해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행운을 바라지 않았으며, 어떤 행운으로 인해 노력도 없이 물질이나 명성을 
얻게 된다 해도 손 안에 있는 모래와 같을 뿐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노력한 것 이상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하거나 얻게 되면 기쁨보다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노력보다 부풀려져 
찾아 오는 물질이나 성공은 우리의 오클랜드의 삶에 든 노력함과 성실함과 같은 보물로 착각하고 살아 
왔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인들은 진실된 소중하고 순수한 보물만을 항상 마음에 새겨두고 오늘을 살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을 하지 않았는데 보수를 얻었다면 반드시 일을 하고도 보수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 것인가를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오클랜드의 생활에는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잔들이 있습니다. 한 잔에는 맑은 물이 가득 채워져 있는 
순수함이 있고, 다른 한 잔은 비워져 있는 순진함이 있습니다. 우리의 이민생활의 순수함은 물이 가득 채워져 
있어 더 이상 들어갈 틈이 없고 깨끗함이었고, 우리의 오클랜드의 생활의 순진함은 비어 있어 그 안에 순수한 
깨끗한 물이 담길 수도 있거나 더러운 물이 들어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마음이 꾸밈 없이 순박하고 
참된 순진함이 있더라도 때로는 세상의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할 수도 있었습니다. 
 
남태평양에서 20년이 지나서, 우리의 오클랜드의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우리의 순수함은 자신의 소신이 
있고 주관이 뚜렷하고 속된 문화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도 순진하기만 하다면 
세상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클랜드의 생활에서 우리 한인들의 순진함 보다는, 
순수함은 누구나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순수했으며 우리의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었으며, 거짓이 없었으며, 자신의 말에 책임을 졌으며, 신념이 뚜렷했으며, 어떤 상황이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순수한 한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고, 겸손의 미덕을 갖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며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살아 왔습니다. 
 
우리 한인들이 오클랜드의 생활의 첫마음을 품고 순수하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습관을 
갖고 노력하면 순수해질 수 있었습니다. 진실로 순수해서 누가 보아도 아름다워서 우리 한인들을 닮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누가 보아도 아름답고, 부담이 없고, 순수함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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