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마음에도 정을 담아 마음으로 취해보고 싶어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습니다.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봄을 보내며 취하고 싶은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막걸리 한 잔은 그렇게 어리숙한 고독함에도 비워도 채워지고
여러가지 상념(想念)에 막걸리 한 잔은 외로움을 가져도 텅 빈 시간에도
그래도 함께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습니다.
이곳 오클랜드에서 취하고 싶은 것은 막걸리뿐만이 아니라 사랑도 취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곳 오클랜드에서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습니다.
이곳 오클랜드에서 살다 보면 마음이 취하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고독함과 외로움과 쓸쓸함도 마셔 버리면 깊어 가는 봄의 추억들 조차도 아름다워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오클랜드 막걸리 사랑방에서 막걸리 한 잔 하며 마음으로 취해보고 싶습니다.
기분 좋게 얼큰한 낙지전골에 마음에도 정을 담아 마음으로 취해보고 싶습니다.
오클랜드의 아름답고 행복한 계절에 떠나가고 있는 봄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건배하고 싶습니다.
2014년의 끝자락에서 집을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구이도
꽈메기도 홍어무침도 특별히 준비하고 건배하고 싶습니다.
막걸리 너는 물같이 생긴 것이 물도 아닌 것이
우리를 울리고 웃게 하는 요술상자를 보는 것 같구나.
한 숨이 배인 한 잔 막걸리가 목줄기를 적실 때면
우리 안에 요동치는 슬픔을 토해 내고
이슬 맺힌 것처럼 두 잔의 막걸리로 심장을 뜨겁게 하니
마음 속에 작은 연못을 이루어 놓고 있습니다.
석 잔의 막걸리로 마음 속 깊이 부어서
그리움의 연못에 사랑하는 친구들을 가두어 놓으리라.
이곳에서 또 읖고 있는 것은
우리가 막걸리를 싫다해도 막걸리가 우리를 붙잡고
막걸리가 우리를 싫다하니 우리가 막걸리를 붙잡누나.
막걸리 드시고 얼큰한 칼국수로 해장하는 것이 좋아 보기도 좋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쌓였던 피로와 고독과 외로움도 내려 놓고
마음으로 취해 보는 행복하고 긴 오클랜드의 여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옛날의 어여쁜 어느 기생의 거문고를 들었습니다.
내 손은 문고리인가 이 사람도 잡고 저 사람도도 잡고
내 입술은 술잔인가 이 사람도 맞추고 저 사람도 맞추고
내 배는 나룻배인가 이 사람도 만져 보고 저 사람도 만져 보는구나.
어느 선비의 화답을 들어 보니 이렇습니다.
네 손은 정녕 문고리 아니런가.
나를 기다리며 수줍어 하는것이 네 입술은 산딸기가 아니련가.
내가 달래주지 않으면 설움을 토할 것 같아
네 배는 나를 위한 배가 아니런가.
또 막걸리 한 잔을 기울여야 될 것 같았습니다.
창조주의 창조사업에 순종하기 위해 점점 더워지는 계절에 건강을 잘 챙기며
오클랜드의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한 오늘을 또 열어 가고 있습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아름다운 기억이 있습니다. 단골로 다녔던 술집은 광화문 교보문고 뒤 청진동 골목의 경원집으로 미국문화공보원 한국학술대학생연합회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25년 동안 (1970-1995) 수없이 출입했던 곳이 생각나서, 빈대떡과 족발과 막걸리로 고달픈 샐러리맨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그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