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42)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막걸리 한잔 여기 있소이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고 추억이었습니다. 옛날 1980년 초에 처음 사우디 담맘과 알코바에 있을 때이었습니다. 독일 벡텔회사와 미국 석유회사 아람코 컴파운드 내에서 현지에서 취업했던 국내 호텔주방장이었던 Master Chef가 만들어 준 최고의 막걸리를 가끔 먹어 보곤 했습니다. 조국의 산천고향이 그리웁고 서울도 그리웁고 취기가 돌아 붉으스래 해지면, 가수 문주란의 노래, 가수 패티 킴의 노래, 가수 조영남의 노래, 가수 최진희의 노래, 가수 김수희의 노래 등의 테이프를 틀어 함께 부르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흥이 나면 마치 대학 신입생 환영회처럼, 신이 나서 다음과 같은 시조들을 읊었던 기억들이 또한 가득했었습니다. 막걸리가 마시고 싶을 때 연락해서 흥겨운 자리를 신명나게 고향 그리움을 달랬던 것입니다.
막걸리 한잔 여기 있소이다.
하늘이 술을 내리니 천주(天酒)요 땅이 술을 권하니 지주(地酒)라.
내가 술을 알고 마시고 또한 나를 따르니 내 어찌 이 막걸리 한잔 술을 마다하리오.
그러하니 오늘 이 한잔 술은 지천명주(地天命酒)로 알고 마시노라.
물같이 생긴 것이 물도 아닌 것이 나를 울리고 웃게 하는 요물이구나.
막걸리 한잔 술이 목줄기를 적실 때 내안에 요동치는 널 꼭 붙잡고
땀방울이 맺힌 두잔 술로 심장을 뜨겁게 하니 가슴 속에 작은 연못을 이루어 놓네.
석잔 술이 사랑이라면 가슴 깊이 부어 그리움의 바다에 그대를 가둬두리라.
내가 술을 싫다하니 술이 나를 붙잡고 술이 나를 싫다하니 내가 술을 붙잡누나.
한가위도 가까이 오고 있는데, 송편도 생각 나고, 나물도 생각 나고, 동태전도 생각 나고,
고추전과 가지전도 생각이 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그리움인 것입니다.
이곳 우리 오클랜드의 친구들이 요즘 많이 힘드시지요?
그러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니 우리 모두 용기를 잃지 마시고 건배합시다. 우리 오래 오래 살아야 합니다.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이 모두 희망과 미래를 꼭 열어 나갈 것이라는 이유가 있는 것은, 이곳에서 우리의 전설적인 기억들을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