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한인문화회관 건립에 동참 합시다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오랜 소망인 한인문화회관 건립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어 그 결실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뉴질랜드의 최대도시인 오클랜드에서 한국인의 이민역사가 20년이 넘도록 우리는 그동안 한인단체 소유의 회관을 갖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자체 회관이 없더라도 지금까지 겪어온 것처럼, 각종 행사나 활동에 제약은 따르겠지만 한인회의 존립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러한 상태로 세월을 흘려보낼 수는 없습니다.
한인 이민 1.5세대는 대학졸업 후 이미 사회로 진출하여 각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시작하였고, 곧이어 이민 2세대가 대학을 마치고 사회로 진출할 시기가 곧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럴 동안 최대의 한인거주 도시인 오클랜드에서 자체소유 한인회관 하나 갖추지 못한다면 후세들로부터 이민 1세대는 너무 태만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사회보장제도가 잘 정비된 이곳으로 이민을 와서 좋아하는 골프치고 등산 낚시 다니고,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즐기다 보니 세월이 유수같이 흘러서 그렇게 되었노라고 변명할까요? 우리가 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출신 이민자라면 또 모를 일이지요.
우리는 배달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적 전통을 가지고 뉴질랜드로 왔습니다. 우리의 후세들은 뉴질랜드에서 그 전통을 이어받아 여기서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교육을 받고 각 분야에서 뛰어난 소질을 개발하여 세계를 무대로 큰 성취를 이루었고, 앞으로도 계속하여 우수한 두뇌로 진취적인 기상을 펼쳐나갈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민 1세대는 후세들이 한민족의 우수한 전통과 자랑스러운 문화민족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도처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야할 임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은 한국정부도 아니요, 뉴질랜드 정부도 아닌 현지 한인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한인회를 조직하여 그 사명의 일익을 담당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제 한인회는 남의 건물에서 셋방살이를 면하고 더 이상 남 눈치 보지 않고, 남녀노소 교민단체를 망라하여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활동할 최소한의 공간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인문화회관은 바로 그 최소한의 공간이며, 한국의 국제적 위상으로 보나 현지 교민 숫자로 보나 한인단체 소유의 회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교민 모두가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동안 역대 한인회 임원들과 뜻있는 교민이 주축이 되어 한인회관 건립을 위한 노력을 부단히 지속한 결과, 중도에 비록 다소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회관건립이 이제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오클랜드에서 갖가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면서 삶의 터전을 굳건하게 다지고,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지니면서 진정한 뉴질랜드의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주체적 의식이 있는 건전한 공동체로 존속하려면 한인회 소유의 건물은 최소한의 물리적 공간으로 꼭 필요한 것입니다.
나 자신만 오클랜드에서 편안하게 살다가 가면 그만이라는 생각만 한다면 한인공동체 소유의 회관은 꼭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삶의 터전이 나의 아들 딸 손자 손녀들이 뿌리내리고 대대로 살아가야 할 곳으로 여긴다면 우리 소유의 한인회관은 꼭 필요합니다. 여력이 된다면 오클랜드의 동서남북 각 지역 또는 각종 교민단체별로 작은 규모의 회관이 더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인문화회관은 그 시작이 될 것입니다.
한인회 임원과 조직위원회 임원 분들께서 지금 불철주야로 기금모금을 독려하고 열심히 발품을 팔면서 바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우리는 직간접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여기에 십시일반으로 힙을 모을 것을 호소합니다. 세상사 모든 일은 놓쳐서는 안 될 때와 무산시켜서는 안 될 기회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 한인문화회관 건립이 바로 그런 시기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인회관의 건립은 한인회와 조직위원회가가 앞장서서 추진하지만, 이것은 결국 오클랜드 한인공동체 모두의 소유이자 자랑이요 후세들에게 물려줄 자산으로 남게 됩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를 돕는데 모두 참여합시다!
이를 위하여 아래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오클랜드에서 활동하는 한인을 구성원으로 하는 각종 단체나 모임은 자체적으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기부하도록 권장합니다. 여기에는 재향군인회, 평통자문기구, 해병전우회, ROTC, 대학동문회, 골프, 등산, 서예, 미술, 사진, 배드민튼, 야구, 축구, 테니스, 낚시...... 등등, 모임을 교민언론에 자주 공고하는 각종 협회와 동호인 단체가 포함될 것입니다. 모금액수의 다과(多寡)가 아니라 참여가 값진 것입니다. 단체의 대표 분들께서는 정기회식 후에 약간씩이라도 성의를 모아 기부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한인업주로서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품점, 식당, 유학원, 부동산 중개업, 랭귀지 스쿨 등 비즈니스를 운영하시는 교민기업이나, 병원 한의원 물리치료 등 의료서비스 업체에서도 적극 동참하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많은 수의 한인들이 모이는 각종 종교단체나 여성단체에서는 기부금 마련을 위한 모금활동이나 바자회를 열어서 성금을 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뉴질랜드에 지사를 둔 한국기업도 적극적으로 많이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해외기업은 장기적으로 볼 때, 현지에서 튼튼히 뿌리를 내린 고국동포의 공동체가 존립하고 2세 3세가 사회 다방면에서 활동하면 이들과의 연계를 통하여 장차 기업경영 방면에서 보다 장기적이고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현지법인은 교민활동의 다각화와 저변확대라는 차원에서 한인회관 건립기금 모금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실 것을 권고합니다.
마지막으로 교민여론을 대변하는 교민언론협회에서는 한인문화회관 건립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시도록 권고합니다. 어느 때보다도 지금은 서로가 힘을 뭉쳐 단합해야 할 때이라고 봅니다. 교민언론과 한인공동체의 관계는 물고기와 물의 관계로 비유하고 싶습니다. 언론에서도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할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번성하며 건전하고 튼튼한 한인공동체의 존립은 한인언론의 지속적인 앞날을 보장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인문화회관으로 예정된 건물의 입주 일자인 2013년 3월 29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기일은 점점 다가오는데 기부금은 예상대로 잘 모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동포 여러분,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각자 현재 주어진 여건에서 한인회관 건립에 정성껏 성의를 표하여 동참해 주실 것을 절실하게 호소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평소 한인회에 관심을 갖지 않으셨거나, 평소 한인회에 냉담하셨던 분들도 한인회에 대하여 예전과 달리 한번 관심을 보여주시고 동참하실 것을 권고합니다. 그러면 이제까지 없었던 애정도 생기게 될 것이며, 자신도 변화되고, 감소하는 교민 수로 말미암아 시들어가는 한인사회의 활기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인문화회관 건립이 성사되면 그것은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한인 모두의 자랑이자 긍지가 될 것입니다.
저는 한인회 임원도 아니고 한인문화회관 조직위원회 소속도 아니지만, 오클랜드에서 거주하는 평범한 한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 오클랜드 한인사회가 당면한 최대의 현안을 두고 고심하다가 주제넘게 이 글을 쓰게 되었으니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 인 수 배상
2013.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