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우리의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오클랜드에도 추석이 지나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이때가 되면 우리의 어머니가 그렇게 보고 싶어집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워 집니다.
어떤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습니다.
아들이 서울에 볼일을 보러 갔습니다.
저녁 다섯 시에는 꼭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다섯 시 반이 되어도 돌아 오지 않고 여섯시가 되었는 데도 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걱정이 태산같습니다. 아들이 왜 안 돌아올까.
자동차에 다쳤는가, 도둑이나 강도한테 살인을 당하였는가,
술이 취하여 남과 다투다 사고를 일으켰는가.
어머니는 안절부절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불안과 걱정으로 견딜 수가 없어 어머니는 마을 앞에 나갔습니다.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멀리까지 바라보려면 높은 데 올라가야 합니다.
어머니는 큰 나무 위에 올라가서 아들이 오는가 하고
눈이 빠지도록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정성스러운 광경을 글자로 표시한 것이 親(친) 자입니다.
나무(木) 위에 올라서서(立) 아들이 오기를 바라보고(見)] 있습니다.
木(목)과 立(입)과 見(견)이 합하여서 親(친) 자가 되었습니다.
나무 위에 올라가서 아들 오기를 바라다 보는
부모님의 지극한 마음이, 바로 그것이 親(친)입니다.
옛날 중국인들의 발상법(發想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위대한 생각이요, 깊은 사상입니다.
나는 親(친)자를 쓸 때마다 이 글자의 깊은 뜻에 경의(敬意)를 표합니다.
부모님의 마음은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따뜻한 정서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어머니처럼 사랑과 정성이 많은 분이 없습니다.
어머니의 가슴에는 사랑의 태양이 빛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에는 사랑의 샘터가 있습니다.
한없는 사랑이 샘물처럼 쉴새없이 솟구칩니다.
자식을 위하는 따뜻한 애정(愛情)의 햇빛이 언제나 비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머니의 가슴 속에 사랑의 출장소(出張所)를 만들었다고 어떤 시인은 노래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출장소를 어디에 만들까 하고
여기저기 돌아 다니다가 마침내 어머니의 가슴 속에 만들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약손입니다.
어머니의 눈은 사랑의 눈동자입니다.
어머니의 가슴은 정성(精誠)의 가슴입니다.
어머니의 몸은 인자(仁慈)의 몸입니다.
親(친)은 어버이 친 자입니다.
어버이는 다정하고 사랑이 많습니다.
어버이는 나와 제일 가까운 분입니다.
그래서 친절(親切), 친밀(親密), 친목(親睦), 친화(親和),
친애(親愛), 친숙(親熟), 친근(親近)이란 낱말이 생겼습니다.
또 절친(切親)이니 간친(懇親)이니 하는 다정한 말이 나왔습니다.
親(친) 자 밑에 붙은 말 중에 나쁜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서로 친하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너와 나 사이에 있어야 할 기본 원리이고, 근본 감정은 親(친)입니다.
親(친), 얼마나 위대하고 심원(深遠)한 글자인가.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