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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준
2014.03.19 03:53

차는 필수가 아닌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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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없는 집을 짓는다면 어떨까요?

제가 어릴적만 하더라도 한국의 서울, 차의 왕래를 고려치 않은 조그만 골목길에는 동네 꼬마 녀석들과 딱지치기, 구슬치기 다방구 등 셀 수 없는 놀이들을 했으며, 지금과는 다르게 옆집의 사정을 잘 알고 살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차가 있는 집은 택시를 하거나 아니면 자가용으로 1대가 전부였지요. 지금처럼 가족수대로 있는 그런 풍요로운 시절이 아니었지요.

기름값이 싸지고 차값이 싸지면서, 차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었고 뉴질랜드와 같이 공공교통인프라가 부족한 나라에서는 더욱더 그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습니다. 그러나 건축가가 건물을 계획하고 설계할 때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건물의 외관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가장 먼저 해결해야하는 것이 주차문제 입니다. 또한 도시마다 대부분 가구당 필수 주차공간이 정해져있어 그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오클랜드의 경우는 일반 주택의 경우 가구당 2대의 주차공간이 마련되어야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예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리소스콘센트를 시청으로부터 승인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주차공간을 80대 할 수 있다면 40채의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이지요.

미국의 보스톤의 한 건축가는 녹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주차공간을 과감히 포기하는 아파트를 설계하여 잠재 세입자, 이웃 그리고 시청을 설득하여 허가를 얻고 건물을 지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아파트를 디자인할 때 차를 생각지 않으면 건축 디자인은 상당히 다르게 진행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좀더 환경 친화적이고 인간을 위한 디자인이 가능한 것이지요. 새로운 디자인 가능성에 대한 끝없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 건축가의 5층 규모의 아파트는 중앙에 공동정원을 꾸며 다른 이웃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조그마한 개인 정원들을 44채의 모든 아파트 유닛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주요 도로는 아니지만 이웃이 이용할 수 있는 간선도로를 제공하는 혜택이 있습니다. 그 지역의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45%의 주민이 차를 소유하지 않고 있어서 더욱 그는 자신의 계획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웃들은 본 개발로 인하여 도로에 차가 주차해져서 도로가 복잡해짐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시청과는 이미 9개월에 걸친 공청회를 통해서 설득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 개발은 교통체증 문제해결에 분명 일조를 하게 될겁니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차는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일 수 있다는 메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오클랜드 교통국에 따르면 현재 계획된 30년간 340억불의 투자가 이루어져 도심철도 등 교통인프라가 확충된다 할지라도, 오클랜드의 교통량증가를 따라잡지 못하여, 2021년후 부터는 아침과 오후에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게 될거라고 합니다. 또한 2041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목표치인 49% 감소에 반하여, 17% 증가할 거라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만약 미국의 주차장없는 아파트 개발이 진행되어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좋은 성공케이스가 된다면 장래에 이곳 뉴질랜드 정부에서도 주차공간마련에 대한 정책을 바꾸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물론 좋은 공공교통시설이 전제되어야 하며 그런 곳은 일단 도심지 일부지역으로 국한되겠지만요.

독자 여러분들, 혹시 1898년 이후 차량운행이 금지된 미국의 도시에 대해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미국의 미시건주의 후론호에 위치한 매키낵섬으로 복잡한 도시를 피해서 휴양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시입니다. 처음 19세기에 차가 섬에 들어섰을때 놀란 말들, 매연 등으로 섬사람들은 이미 그때 차가 그들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걸 알고 그때부터 조례를 마련하여 금지를 시켜왔습니다. 

놀랍게도 차가 없는 그들의 삶은 조용하고 또 좋아보입니다. 500명의 주민 밖에 안되지만 여름철 휴가시즌에는 15,000명으로까지 늘어납니다. 비상차량 몇 대를 제외하고는 전혀 차가 없는 섬입니다. 모두 걷거나 자전거를 타야하기 때문에 운동으로 인해 좀더 건강합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섬을 돌아다녀야하기 때문에 또한 평등주의도 정착되어 있습니다. 통근을 위한 차량의 운행이 필요 없으므로 섬 전체적으로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절약되었습니다. 물론 작은 섬이니까 다른 곳과의 교통왕래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으니 가능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차량의존도가 필요이상으로 높은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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