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의 이치가 근본은 비록 하나이나 그 종류는 심히 많아서 가히 수로써 헤아리지 못하지만 이 여러가지 도 가운데에 인도 하나만 들어 말하여도, 저 육신이 행하는 길이 서로 연락하여 산과 물과 들과 마을에 천만 갈래로 뻗어나간 수가 한이 없는 것 같이, 정신이 행하는 법의 길도 어느 세상을 막론하고 큰 도와 작은 도가 서로 병행하여 개인, 가정, 사회, 국가에 경계를 따라 나타나서 그 수가 실로 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몇가지 예를 들면 부모, 자녀 사이에는 부모, 자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상, 하 사이에는 상, 하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부부 사이에는 부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붕우 사이에는 붕우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동포 사이에는 동포의 행할 바 길이 있으며, 그와 같이 사사물물을 접을 할 때에도 각각 당연한 길이 있는 것이니, 어느 곳을 막론하고 오직 이 당연한 길을 아는 사람은 곧 도를 아는 사람이요, 당연한 길을 모르는 사람은 곧 도를 모르는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또한 덕(德)이라 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어느 곳, 어느 일을 막론하고 오직 은혜가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하늘이 도를 행하면 하늘의 은혜가 나타나고, 땅이 도를 행하면 땅의 은혜가 나타나고, 사람이 도를 행하면 사람의 은혜가 나타나서 천만 가지 도를 따라 천만 가지 덕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여러 가지 덕 가운데에 우선 사람의 덕만 해석하여 본다 하여도 그 조건이 또한 한이 없어서, 부모. 자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모, 자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상, 하 사이에 도를 행하면 상, 하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부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붕우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붕우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동포 사이에 도를 행하면 동포 사이의 덕이 나타나서, 그 덕이 개인에 당하면 개인이 화하고, 가정에 당하면 가정이 화하고, 사회에 당하면 사회가 화하고, 국가에 당하면 국가가 화하고, 세계에 당하면 세계가 화하여 은혜와 덕으로 가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도덕의 원리를 알지 못하고 사사하고 기괴한 것을 찾으며 역리(逆理)와 패륜(悖倫)의 일을 행하면서 입으로만 도덕을 일컫는다면 이것은 사도와 악도를 행하는 것이니, 그 참도에 무슨 상관이 있으며 또는 무슨 덕이 화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도덕의 원리를 안 이상에는 또한 정성스럽게 항상 덕을 닦아서 은혜와 덕이 가득한 인격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