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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생각하며 건강, 아내, , 친구, 취미를 꼭 챙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신문이나 잡지의 글씨가 잘 안 보일 때, 턱 밑에 나는 흰 수염을 볼 때, 엘리베이터 거울 속에서 나를 닮은 늙은이의 옆얼굴을 볼 때, 회식 모임에서 가장 상석에 앉을 때, 가끔 놀란다. 그래, 이제 내 나이도 오십이 넘었지. 쉼 없이 달려온 남자의 인생이다. 직업에 따라, 삶의 자세에 따라 나이 50 중반을 느끼는 중압감은 제각각이다. 도전과 새로운 출발을 외치는 사람도 있지만, 50이란 숫자에 당황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천명(知天命)”이 주는 공통 분모도 있다. 아내에게 미안하고 애틋한 마음을 느끼고, 가족을 생각하며, 세계여행과 전원생활을 꿈꾼다. 만화경 같은 50대들의 삶이 서려 있다.

오클랜드에 사는 화가 D(51)씨는 5년차 전업화가다. 그는 매일 집 부근 화실 겸 작업실에 나가 그림을 그리고, 인근 쇼핑몰 화실 세 곳을 돌아다니며 유화와 수채화 그리고 크로키를 가르친다. 그는 미대 출신이 아니다. 서울의 한 명문 사립대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다. 1985, 사회 첫 출발은 식품업계의 대기업이었다. 인정받는 회사 생활이었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대학 시절 서양화 서클”(동아리)에서 잡았던 붓을 잊을 수 없었다. 그의 회사 책상 서랍 한구석엔 늘 유화와 수채화 붓 세트가 꿈틀대고 있었다. 이후 몇 개의 관련 중소기업을 거치면서 이사까지 지냈지만, 그의 삶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민 후 2007년 당시 46세이던 그 해 봄, “더 늦기 전에라는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전업화가를 선언했다. 그간 취미생활로 그림 작업도 있었지만, 교사인 아내가 그의 꿈과 열정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업화가의 삶은 결코 쉽지 않다. 미술강좌 한 달 수입은 고작 500. 화실에서 회원을 가르치는 것을 합쳐 한 달 수입 1500불이 안 된다. 화실 관리비를 내고 점심값을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새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내와의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며 “늘 미안하고 때로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코 후회하진 않는다. 꿈에 그리던 삶이기도 하거니와 화가로서의 생활에 대한 묘미도 느끼고 있다. 그는 소박하지만 여전히 꿈을 품고 있다. 지역에서 인정받아 그림을 그리면서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이 50세 언저리에 시작한 새로운 삶이지만 60세 이후 삶의 질은 어느 누구보다 풍족하리라고 생각한다.

도전과 꿈.


화가 D씨의 삶엔 50세 남자의 도전과 꿈, 불안이 모두 들어 있다. 남자의 꿈은 오색 무지개다. 그 중 가장 많은 색깔(
)”은 세계여행이다. 물론 여행이라고 다 같은 여행은 아니다. “건강ㆍ아내ㆍ돈ㆍ취미ㆍ친구와 여행을 떠나고 싶다”, “지금까지 가족들과 세상을 보면서 여유를 갖지 못했다. 가족과 여행 다니고 싶다”, “배낭여행으로 세계일주”,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며 최고급 와인을 마시고 저녁을 즐기고 싶다”, “아내가 원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 “내가 지나온 북섬, 남섬 모든 장소를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등 다양하다. 전원생활 또는 휴식을 누리고 싶다거나,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도 한다.


휴식ㆍ여행ㆍ취미가 아니라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말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을 찾고 싶은 것, 가족 상담사, 크리스챤 캠프, 스크린 골프장 운영, 자영업 성공, 실버타운 건설 및 운영 등 구체적인 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걱정과 불안.

미래는 여전히 꿈과 도전이지만 현실에선 50대 이후의 걱정과 불안도 있다. 50세 중반에겐 은퇴가 몇 년 앞으로 다가온 게 현실인 탓이다. “50이 되면서 가장 큰 걱정 거리는 뭔가에는 노후와 건강과 자식 걱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이제는 이민생활 속의 고민이 많이 묻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시작도 못한 것 같은데 전반기 인생을 마감하도록 하는 주변의 사회적 분위기를 지적하며, “시간이 별로 없다고 초조해 하기도 한다. 아내와 사랑생활 유지가 걱정되는가 하면, “돌봐야 할 사람들을 오래 돌보지 못하고 먼저 죽지 않을까하며 죽음이 추상적 단어가 아니라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데 눈을 뜬 사람도 있다. “이루어 놓은 게 별로 없다거나, “내가 안정된 자리에 있어야 딸아이가 좋은 가문으로 시집을 갈 텐데하는 불안감도 있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아내의 우울증을 걱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

아내와의 사이는 “50세 중반의 남자결혼 적금통장같은 느낌이다. 살아온 삶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부분 애틋함과 미안함, 연민을 얘기한다. 친구들에게 솔직한 답을 듣기 위해 “50세가 되면서 아내와의 사이는 어떤가라고 물어 보면, 우선 결혼 적금통장을 잘 관리한 경우다. “인생의 친구ㆍ동반자ㆍ여동생 등 다용도 패밀리”, “오래된 친구”, “여자에서 친구로 변하는 느낌”, “둘만의 행복”, “서로를 위하는 보이지 않는 배려”, “이제야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새롭게 연애하는 느낌”, “진짜 내 편이야등의 답변이다. 단둘의 시간이 많아지고, 서로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며, 아내를 더 존중하게 됐다는 우리가 많아진 것이다
.

나의 아내.


아내와의 삶이 편안치 않은 경우도 있다. “사랑이 없어져 간다호소하는가 하면, “항상 아이들보다 뒷전으로 취급하니 서운하고 서먹하다”, “아픈 데 없이 잘 살고 있어 고맙지만 무언가 섭섭하기도 하다는 불만도 토로한다. “좋다가 싫다가 밉다가 한다며 오락가락하거나 뜨겁거나 차가운 시기를 보내고 이제는 미지근한 사이처럼 적당히 타협하기도 한다. 때로는 져주고 산다고 물러서거나 이것이 내 복이지 하며 산다고 말할 때도 있는 것이다.

현재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는 질문도 해본다. 가족의 건강, 가족과의 행복 등 표현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우리가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구체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교수였던 친구는 주로 학문적 성취를 말한다.

 

올해부터는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것”,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과의 관계와 신의(친애와 의리)”, “바르게 행동하면서 사는 것”, “이상과 현실의 조화등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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