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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is god damn world, you are the best soldiers’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제군들이야말로 최고의 군인일세.’ 이 말은 19796월 한국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가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미군 제2사단 캠프 케이시(Camp Casey) 병영에 들러서 주한미군 병사들을 위로하는 연설도중 한 말이다. 많은 이들이 아직도 카터대통령의 이 말을 기억하고 박근혜대통령도 기억하고 계실 줄 생각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 4개월 전의 일이었다.

 

갓댐이라는 표현을 두고, 그것이 꼭 욕설이 아니고 또 한국이라는 나라를 의식한 것도 아니고, 험한 세상을 빗대어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상투적인 말씨라는 등등의 해설로 한국의 주요 언론사는 대국민 해명에 나섰다. 당시 한미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방한기간 동안 카터 대통령이 보여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멸시와 그의 발언이 과연 언론의 호도처럼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그런 것이었던가? 카터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미군부대로 직행했고, 국빈에게 제공하는 정부의 영빈관 숙소를 마다하고 동두천 미군병영을 숙소로 정하는 등 외교적 무례를 서슴지 않았다.

 

1970년대의 한국 인권상황을 회고하면, 민주당 출신 카터대통령이나 미국 인권운동가들의 눈에 비친 대로 말이 아니었다. 초헌법적인 대통령 긴급조치로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당하기가 일쑤였고, 수출전선에 내몰린 공장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도 말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적 무기개발을 추진하여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는 한국의 대통령이 카터의 눈에는 우습게 보였을 것이고, 그런 한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미국은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이었지만 서로의 입장이 달랐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은 더 이상 그때의 한국이 아니다. 그때와 비교하여 인권상황이 크게 개선되었다. 방종적인 개인자유가 보장된 나머지 넘쳐흘러 대통령을 개구리’ ‘쥐박이등등으로 표현해도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과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정보기술 세계 1, 무역량 세계 7, 공업생산력 세계 5, 역시 세계 5위의 원자력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게다가 반만년 역사에 찬란한 문화적 전통이라는 정신적 자산을 가지고 있다.

 

한미 간의 FTA 협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관계는 크게 개선되었다. 개인자유와 인권은 물론 시장경제와 다원주의 문화가치 추구 등의 국민의 정치적 의식수준도 미국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1970년대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하나 있다. 한국은 군사적으로는 아직도 1970년대의 미국의존적인 사고에서 크게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무기의 성능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주국방에 대한 국민의 의식수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주한미군의 지위와 한미 양국 군사적 동맹의 핵심적 사안들을 두고 보면 바로 보호자와 피보호자관계이다. 미국은 아직도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미사일 개발과 핵폐기물 재처리를 막고 있다. 미국은 계속하여 한국을 군사적으로 피보호자 상태인 미성년자로 그 활동을 제약하고자 한다. 동맹국이기 때문에 군사적 피보호자지위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미국 논리의 현실적 부당성을 제기하고 이와 관련한 범국민적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미국과 한국이 경수로 기술과 자금을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회담을 한 것이 1994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기만술책에 속아온 지난 20년 세월 동안,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과 핵은 지금 한국을 향한 비수가 되어 겨누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과 6자회담이 중단된 이 시점에서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의 핵공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최소한의 수준이면 족하다. 지금 한국의 능력으로 볼 때 반드시 지하핵실험을 거치지 않고도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국민의 생존권 보호라는 절대적 과제를 두고 정부는 언제까지 한미동맹에 의존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난 세기의 역사적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동맹국은 장차 발생할 전쟁을 미연에 막아내지 못한다.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측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면 개전하였다. 군사전문가의 견해에 의하면, 북한은 북서풍이 남동쪽으로 부는 계절을 선택하여 핵무기로 남한을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핵무기가 동원된 후에는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이미 초토화되어 버린 한국을 위한 미국의 후속대응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현실주의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선제공격 후 핵무기로 미군기지와 미국 본토 공격을 협박하면서 한국문제를 두고 미국과 담판하려 할 것이다. 그 때 미국이 자국민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서서 핵으로 북한을 공격하고 한국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결코 현실적 대응책이 될 수 없다.

 

201212월 북한의 지구궤도 진입 미사일 발사 성공에 이은 제3차 핵실험으로 대한민국의 존립과 국민의 생존은 이제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 그러나 남한은 북한의 핵에 대한 유효한 대응수단을 결여하고 있다. 지금 박근혜대통령에게 이 문제의 해결보다 더 중요한 급선무는 없다. 북한은 핵무기를 두고 북남민족 공동의 자산이 될 수도 있음을 운운한다. 핵을 공화국의 신성한 주권과 함께 회담의 주제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하였다. 이로써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키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심리전을 펼친다. 북한 핵은 공산주의 세습왕조정권 유지와 결국에는 남한을 적화하기 위한 수단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지금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던 시대와 다르다. 그때 핵무기 개발을 성공시켰다면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재제에 부딪혀 오늘의 휘황한 경제발전을 가져오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이 처한 상황은 다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때는 우리도 핵을 보유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의 재래식 무기에는 재래식 무기로써 전쟁을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된다. 그러나 절대무기인 핵무기를 억제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란 있을 수 없고 오직 핵만이 핵을 억제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우익단체와 보수언론에서는 自衛적 핵개발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범국민적으로 생존권 수호차원에서 성원하고 동참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가 핵을 개발하자면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한다. 만일 한국이 NPT를 탈퇴한다면 국제적인 비난이 뒤따를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논리로 국제사회를 설득하면 된다. 한국은 그럴만한 이유와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한국의 핵무기개발은 일본의 핵무기 개발과 나아가서는 핵능력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 타이완의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못 견디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타이완의 핵개발을 결단코 반대할 것이다. 우리는 서태평양에서 핵확산 도미노 논리를 국가 생존전략으로 채택하여 自衛권 수호에 나서야 한다. 우리로서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야 한다. 중국이 이제와 달리 적극적으로 나서서 향후 2년 내에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NPT를 탈퇴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워싱턴과 베이징에게 전달해야 한다.

 

필자는 중국정부가 과거와 달리 진지하게 나설 때만 북한의 핵위협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프랑스에 이어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은 미국이 주장하는 핵확산 금지의 통제를 벗어났다. 이제는 한국도 벗어날 수 있다는 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때이다. 한국은 동시에 핵확산금지조약을 벗어나더라도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지 않으며, 한미동맹도 실질적인 면에서 보다 강화될 것임을 확신시키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과거 20년의 교훈에서 보았듯이 한국이 종래처럼 미국의 군사적 피보호국으로 남아 거기에 안주하는 한, 중국도 북한정권을 계속하여 감쌀 것이다. 한국이 범국민적 차원에서 여론이 호응하면 중국의 종래 북한에 대한 미온적 태도가 변할 것이다. 만일 한국이 중국정부의 태도를 먼저 변화시키려는 수순을 택하면 그것은 즉 사배공반(事倍功半), 힘은 배로 더 들이고 얻는 성과는 절반에도 못 이를 것이다.

 

바야흐로 미국과 중국, 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과 남북한 당국 간 회담이 진행 중이거나 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회담의 핵심 의제와 주된 관심은 한반도 비핵화이다. 공산주의자들과 회담을 통해 무언가 얻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난한 것임을 알고 회담에 임해야 한다. 참고로 중국대륙 시절 국민당과 공산당 간에 진행한 마라톤 국공회담을 상세하게 기록한 사료인 <和談覆轍在中國>이라는 책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일 순간이라도 진면목을 숨기지 않으면 그건 공산당이 아니다.’

일 순간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그건 공산당이 아니다.’

일 순간이라도 문제를 야기하지 않으면 그건 공산당이 아니다.’

일 순간이라도 투쟁 심리에 놓여있지 않으면 그건 공산당이 아니다.’

일 순간이라도 총 전략 중 다소의 전술적 구사를 실행하지 않으면 그건 공산당이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회담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결국 북한의 의도로 실패하였고 북한에게 핵개발 시간만 벌어주었다. 이번에도 종래와 같이 회담이 회담으로써 아무런 성과가 없이 끝나고, 그럴 동안 북한이 마지막 남은 단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여 미사일에 장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시간만 벌어 준다면 모든 일은 허사다. 악몽이 현실화 되면 대한민국 국민은 오늘의 북한주민들처럼 빌어먹을 세상의 비참한 노예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누구를 믿을 것인가?

 

박 인 수

201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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