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4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해학(諧謔)을 잠깐 기억해 볼 수 있어 신났습니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
芝薰, 본명은 동탁) 48세의 젊은 나이에 떠났지만 짧은 생애임에도 주옥 같은 를 많이 남겼다. 막걸리를 그렇게 좋아하고 즐겼던 고려대 국문과 교수였으며, 가끔 강의가 끝나면 바로 학생들과 함께 막걸리집에서 후담(後談)을 즐겼다.

그런데 실은 그의 시작품도 훌륭했지만 동서고금의 해학(
諧謔) 우스개 잡담도 못지않게 유명해서, 산만한 듯 하면서도 조리 있고, 육두문자 같으면서도 지혜롭고 품위 있는, 그의 유머는 세상 사람의 화제꺼리였다.

1.
그의 강의에는 음담패설도 자주 등장했다.


아호(
雅號)인 지훈(芝薰)의 유래에 대해 이 얘기를 했다 한다. 그가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내 호가 처음에는 "지타(
芝陀)"였지. 마침 여자고등학교 훈장으로 (경기여고 국어선생) 갔는데 내 호를 말했더니 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더군.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니 "지타"라는 아호가 뜻이야 아주 고상하지만 성과 합성하니까 발음이 "조지타"가 되는데 그들이 내 호에서 다른 무엇(?)을 연상했나 봐. 그래서 할 수 없이 "지훈"으로 고쳤어
.

2.
어느 날 그는 강의 중에 이런 예화를 들었다.


옛날에 장님 영감과 벙어리 할멈이 부부로 살았는데 마침 이웃집에 불이 났어. 할멈이 화들짝 방으로 뛰어 들어오자 영감이 "무슨 화급한 일이냐?"고 물었어. 할멈은 영감의 두 손으로 자기 젖무덤을 만지게 한 후, 가슴에다 사람 인(
)자를 그었대. (→) 그러자 영감이 "불났군?"하면서 누구네 집이야라고 다급하게 물었지. 그러자 할멈은 영감에게 입맞춤을 했대. 그러자 영감은 "()씨 집이!"라고 하면서 놀란 후, “그래, 어느 정도 탔나?" 라고 물었다나. 할멈은 영감 남근(男根)을 꽉 잡았대. 그러자 영감은 "아이고, 다 타고 기둥만 남았군." 했다더군.

3.
하루는 학생들에게 한자(
漢字)의 파자(破字)에 대해 질문했다.
  
"
달밤에 개가 징검다리를 건너는 글자는
?
--"
그럴(
)’자입니다."
"
나무 위에서또 또 또나팔 부는 글자는
?
--"
뽕나무(
)’자입니다
"
그럼, 사람이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글자는?"
--“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
"
자네도 참, 그렇게 쉬운 글자도 모르다니 그건 말이야. 한글 '' 자라네
.”

조지훈은 또 장난 삼아 "주도(
酒道) 18단계"라는 것을 제정했는데 이게 또한 박수깜이었다. 기절초풍이었다.

1.
부주 (
不酒) : 될 수 있으면 안 마시는 사람.
2.
외주 (
畏酒) : 술을 겁내는 사람.
3.
민주 (
憫酒) :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4.
은주 (
隱酒) : 돈이 아쉬워 혼자 숨어서 마시는 사람.
5.
상주 (
商酒) :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마시는 사람.

6. 색주 (色酒) : 성생활을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7.
수주 (
睡酒) :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8.
반주 (
飯酒) : 밥맛을 돋우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9.
학주 (
學酒) : 술의 전경을 배우는 사람. 주졸(酒卒)
10.
애주 (
愛酒) : 취미로 술을 맛보는 사람. 주도(酒徒) 1

11.
기주 (
嗜酒) :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주객(酒客) 2
12.
탐주 (
耽酒) :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주호(酒豪) 3
13.
폭주 (
暴酒) :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주광(酒狂) 4
14.
장주 (
長酒) : 주도 삼매에 든 사람. 주선(酒仙) 5
15.
석주 (
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주현(酒賢) 6
16.
낙주 (樂酒) :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주성(酒聖) 7
17.
관주 (
觀酒) :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술을 마실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사람. 주종(酒宗) 8
18.
폐주 (
廢酒) : 일명 열반주, 술로 인해 다른 세상으로 떠난 사람. 9

 

(그는 10단계부터는 단위를 부여했어요)


그는 언제나 즐겁고 신나게 사는 것은 권리라고 늘 말했었다.

다음 기회가 되면 막걸리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또 털어 놓겠습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1.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나는 너에게 영원한 우정을 하나님께 약속한다고 기도했다.

    Date2011.12.12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786
    Read More
  2. [인터뷰] 시티약국 '이 희성'씨 - 뉴질랜드 타임즈 기사 발췌

    Date2011.12.12 Category기타 By시티약국 Views2123
    Read More
  3.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자녀와 시련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Date2011.12.15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813
    Read More
  4. 요한복음과 중용(中庸)

    Date2011.12.15 Category박인수 By박인수 Views3448
    Read More
  5. 요한복음과 중용(中庸)

    Date2011.12.15 Category박인수 By박인수 Views2487
    Read More
  6.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21) :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Date2011.12.16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487
    Read More
  7.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To My Dear Friends.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Date2011.12.17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775
    Read More
  8.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선택의 자유가 많은 뉴질랜드 생활입니다.

    Date2011.12.21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192
    Read More
  9. 2011년의 뉴질랜드 한인사회

    Date2011.12.23 Category기타 Byadmin Views2097
    Read More
  10.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Date2011.12.23 Category기타 Byadmin Views2214
    Read More
  11.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이민 14년의 나의 자화상이었습니다.

    Date2011.12.24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209
    Read More
  12.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모두 즐겁게 하자고 용기를 주고 격려해 줄 것입니다.

    Date2011.12.24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084
    Read More
  13. 2011년의 뉴질랜드 한인사회

    Date2011.12.29 Category한일수 By한일수 Views2723
    Read More
  14. 2011년의 뉴질랜드 한인사회

    Date2011.12.29 Category한일수 By한일수 Views7364
    Read More
  15.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Date2011.12.29 Category박인수 By박인수 Views10428
    Read More
  16.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Date2011.12.29 Category박인수 By박인수 Views10807
    Read More
  17.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은퇴를 생각하며 건강, 아내, 돈, 친구, 취미를 꼭 챙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Date2012.01.04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4234
    Read More
  18.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모두가 직분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Date2012.01.05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1807
    Read More
  19.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22) :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Date2012.01.05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2400
    Read More
  20.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2012년에는 모두 투명한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Date2012.01.08 Category제임스앤제임스 By제임스앤제임스 Views197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2 Next
/ 42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