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월 성모님의 달을 맞이하며, 어머니를 생각하게 합니다.
장성한 자식이 어머니를 추억하며, 쓴 글 ‘어머니의 밥그릇’이라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고깃배를 타던 아버지가 풍랑에 쓸려 세상을 등진 후
어머니는 생선을 머리에 이고 다니며 팔아서 6남매를 키웠습니다.
고만고만한 어린 자식들은 하얀 쌀밥 한번 양껏 먹어보는 것이 소원
이었지만 밥은 언제나 모자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머니는
끼니마다 밥을 반 그릇씩 남겼고 자식들은 어머니가 남긴 밥에 늘 눈길이
갔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남은 밥을 절대로 자식들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막내가 어머니가 남긴 밥을 먹겠다고 떼를 쓰고 상다리를 붙잡고 버둥대는 바람에 그만 어머니의 밥그릇이 바닥으로 나뒹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엎어진 밥그릇에 밥은 없고
무 토막이 굴러 나왔습니다. 밥그릇의 반 이상을 차지할만한 크기의 무였습니다.
그 위에는 밥알이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자식들은 평생을 두고 밥그릇 안에서 굴러 나왔던 무 토막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끼니마다 그저 먹는 시늉만 했을
어머니를, 사실은 절대로 잊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한참 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닌 존재일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세상의 어떤 잣대로도 어머니의 자식을 향한 사랑의 깊이와 넓이는 잴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곳에 계실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드셨다는 유대인의 격언도 있듯이, 어머니는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닮아 있는 존재입니다.
어머니라고 왜 배가 고프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자식들의 밥그릇을 더 채워주고 싶고, 자기가 덜 먹는 것을 자식들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이 덜 먹는 것을 자식들이 알고 마음 아플까 봐 그것이 오히려 걱정입니다.
이런 희생과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곧 ‘어머니’입니다.
성모 어머님도 이에 못지않은 사랑의 어머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