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고 소중한 것
사람은 누구나 다 간절하게 바라고 원하는 일이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별것 아닐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바라고 원하는 것이 내게는 또 별 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각자는 바라고 원하는 것이 다르고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도 다 다릅니다.
선천적으로 들을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었던 헬렌켈러에게도 간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만약에 자기가 사흘만 앞을 볼 수 있다면, 그 사흘 동안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자기를 가르쳐 준 설리반 선생님의 얼굴을 보고 싶고, 아름다운 꽃과 풀, 빛나는 노을, 먼동이 터오는 모습,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 영화 한 편…
뭐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보통 사람이 늘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광경이었지만, 헬렌켈러에게 있어서는 도무지 불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죽기 살기로 노력을 해도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누구는 또 전 생애를 통 털어서 사흘만이라도 걸을 수 있기를 간절하게 원했습니다.
이 또한 보통의 사람들에게 하나도 어려울 것이 없는 일입니다. 사흘뿐만 아니라 30일, 300일인들 못 걷겠습니까.
평생을 두고 사흘만이라도 보고 싶어했고, 사흘만이라도 걷고 싶어했던 사람의 그 절박함이, 과연 나 자신에게도 있었던가 하는 반성이 됩니다.
2010년 무상으로 주어진 365일이라는 시간에, 아무런 간절함이 없어도, 마음먹은 대로 다 바라볼 수 있었고, 걸을 수도, 심지어는 펄쩍펄쩍 뛸 수도 있었습니다.
누구나 다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계획들을 세웠고, 그와 관련하여 참으로 많은 결심과 다짐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물처럼 바람처럼 허망하게 흘러가 버렸다고 한탄하는 소리들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한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한 걸음을 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깊이 새겼더라면, 결코 그 시간들을 그냥 흘려 보내버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만족하고 충만한 마음보다는 후회와 아쉬움이 많습니다. 마냥 주어진 것 같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한정적인지를 미처 자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시간의 낭비는 생명의 낭비이고, 자기 삶을 허비하는 엄청난 실수’라고.
한 해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번 다짐하고 싶은 것은, 삶의 모든 순간순간을 감사하고 소중하게 대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