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이 아닌…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아이에게 멋있는 장난감을 보여주면서 이 장난감을 갖고 싶지 않으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당연히 갖고 싶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말로는 아이에게 이 장난감을 갖고 싶으면 가지라고 하면서 정작 장난감을 아이의 키가 닿지 않게 높이 올렸습니다. 아이는 벌떡 일어나 장난감을 잡으려고 손을 뻗쳤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키가 작았기 때문에 장난감이 손에 잡히지를 않는 겁니다. 펄쩍 뛰어도 보았지만 선생님이 높이 들고 있는 장난감에 손이 닿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그래서 아이는 높이 더 높이 뛰었습니다. 뛰고 또 뛰었지만 장난감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미친 듯이 뛰던 아이는 자기 뜻대로 장난감을 가질 수가 없자 마구 울어 대다가 완전 녹초가 되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아이에게 두 손을 내밀어 보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이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자신의 두 손바닥을 벌려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가지런히 모은 두 손 바닥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들고 있던 장난감을 아이의 손바닥 위로 툭 떨어트려 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이가 멋있는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뛰고 또 뛰는 억지스러운 애씀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두 손을 가지런히 내미는 것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얻으려고 안간힘을 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 봐도 나 혼자의 힘으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가지런히 두 손을 내밀어 공손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받을 줄 알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애씀이나 노력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때로 우리는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 안간힘을 쓰며, 내 힘만을 믿고 억지로 가지려고 헛힘을 뺄 때가 있습니다. 주님의 은총을 자신의 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은총은 주님의 사랑에 의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지 결코 우리의 능력의 많고 적음으로 인해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아무리 뜀뛰기를 높이 잘 한다 하더라도 그 장난감을 가질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선생님이 아이의 손바닥에 얹어주기 전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만심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 것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힘이 나와 함께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 힘을 청할 때 비로소 우리의 손바닥에는 주님의 은총이 가득히 내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