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의 한인들은 언제나 젊은 열정을 갖고 살았습니다. (Live With Enthusiasm)
“50세 이전에 나는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앞에 있는 개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같이 따라 짖었다.” 명나라 말기에, 이탁오(李卓吾)가 나이 50이 넘어 공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사유(思惟)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한 말이었습니다. 그는 공맹유가(孔孟儒家) 사상을 수용하지 않았으며, 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말단 관직을 전전하다가 54세에 벼슬에서 물러난 뒤에, 드디어 독자적인 사상을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저서 ‘분서(焚書)’, ‘속분서(續焚書)’, ‘장서(藏書)’ ‘속장서(續藏書)’ 등은 모두 은퇴 후에 쓴 것이었습니다.
영국 수상을 지낸 윈스턴 처칠은, 노년에 그림 그리기에 빠져 보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서 내 첫 번째 100만년은 그림 그리는 데 다 써버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의 집은 프랑스, 북아프리카, 미국 로키 산에도 이젤(Easel)을 세워둔 스튜디오를 마련했습니다. "캔버스는 시간의 시샘과 질투, 서서히 밀려오는 노쇠로부터 지켜주는 보호막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 빛과 색, 평화와 희망이 마지막 날까지 함께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그의 그림은 고가로 경매되고 공개되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을 해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꼭 무엇을 배워서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니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무엇이든지 하면 되었습니다. 종합병원에 가보면 자신의 몸도 가누기 힘들어 보이는 노인들이 방문객들을 안내하거나 도와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 은퇴한 자원봉사자들로서 육신은 늙고 허약해졌지만, 봉사하는 기쁨을 누리며 여느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활력이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가까운 오클랜드 동부커뮤니티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Food Bank”에서 나누어 주는 음식을 한 달에 두 차례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분배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중에 한 분은 80세로서,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건강 도우미로서 나서서, 아픈 사람들을 도와 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은, 평생 닮으려 노력하며 살고 있는, 우리의 롤모델(Role Model)이 되었습니다.
“청춘은 인생의 한 때가 아니라 마음가짐의 상태입니다. 세월은 사람의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포기하는 것은 영혼을 주름지게 하는 것입니다.” (Youth is not a time of life. It’s a state of mind. Years wrinkle the skin, but to give up enthusiasm wrinkle the soul) 미국 시인 사무엘 울만의 “젊음” (Youth)이라는 시의 구절입니다. 다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애송시로 미국의 일본 점령시절에 자신의 사무실에 붙여 놓고 즐겨 암송했고, 평소 연설 중에도 자주 인용한 까닭에 미국보다 일본에 더 잘 알려진 시가 되었습니다.
사무엘 울만의 시의 구절처럼 인간이 자신을 돌아 볼 때, 나이의 숫자로 자신을 정의하고 그 숫자가 많다는 이유로 삶의 무한한 가능성을 포기한다면, 늙어 간다는 것은 정말로 우울한 일이 될 것입니다. 또한 나이가 젊었어도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삶을 안이함과 나태함 속에 보내고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정신적인 노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꿈과 희망이 있습니다. 그 꿈과 희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오늘도 바로 지금도 과감히 첫 걸음을 걷는 것이 바로 젊음인 것입니다. 그것은 나이와 전혀 관계가 없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주저하고 있는 일들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무조건 시작하는 것입니다. 당장 이룰 수 없다면 나중에, 올해에 이룰 수 없다면 내년에, 내 후년에라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은 이루지 못하더라도 지금 시작한다면, 우리는 그 일에 한 걸음이라도 가까이 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과 미래의 실현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비젼과 꿈을 갖고 열정으로 펼쳐 가며 도전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바로 젊음인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 오클랜드의 한인들은 언제나 열정을 갖고 살았습니다. “Live With Enthusiasm.”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