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에서 준비된 한인들의 생애에는 빛과 어둠의 굴곡이 녹아 든 세월을 자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나이만큼 깊어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곳곳에 자리를 잡아가는 주름 사이로 굴곡된 세월을 덧없다고 하지 않는 것은, 오클랜드의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의 주름이 늘어 간다는 것은, 진실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늘어 간다는 것과 같았습니다.
우리 한인들은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을 쓰는 일보다, 자신이 가진 능력에 맞는 알맞은 속도를 헤아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은 평면적으로 깨닫지 않고 둥글게 전체를 보게 되었고, 지식보다는 지혜로운 말들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옛적에 날카롭던 것들은 유연하게 하고, 지난 과거의 상처는 치유의 흔적으로. 자신에게 없는 것과 자신에게서 떠나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았고, 그러나 자신에게 있는 것과 자신에게로 오는 것에 감사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천년 묵은 카우리나무의 나이테처럼 오랜 오클랜드의 세월 앞에서 넉넉해지는 나이 덕분이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이 모두 해변가와 숲과 푸른 초원이 인상적인 나라에서 살아 오면서 저마다의 연륜이 몸에 배어 나고, 오클랜드의 생애의 빛과 어둠의 굴곡이 녹아 든 세월의 양만큼 적절한 빛깔과 향기를 띠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시기에, 어느 나이에, 어느 세대에 이르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오클랜드에 사는 사유의 깊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오랜 세월을 통해 많이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이곳 오클랜드에서 다른 사람의 좋은 점만을 찾다 보면 자신도 맑고 좋은 생각으로 여는 하루가 되었고,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으려는 평가자가 되지 않기로 약속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으려는 사람은 누구를 만나든지 나쁘게 보려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결국은 자신도 그런 나쁜 면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민생활을 통해 다른 사람의 나쁜 면을 말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자신도 그 말을 듣게 되었고, 고로 우리 한인들은 다른 사람의 좋은 면과 아름다운 면을 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들의 진가를 찾으려 애써야 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고 싶을 만큼의 맑은 마음을 가져야 했으며, 다른 사람의 좋은 점만을 찾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을 닮아 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말하면서 언젠가는 자신도 좋은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오랜 오클랜드의 세월 앞에서 넉넉해지는 나이 덕분이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참 맑고 좋은 생각을 갖고 올해도 남은 날들을 예쁘게 수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코끝이 찡해져 오는 맑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를 만나든지 한인들의 장점을 볼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을 갖고 많이 칭찬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말을 할 때마다 좋은 말을 하고 진실만 담는 예쁜 마음의 그릇이 우리 한인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도토리를 보고 훌륭한 떡갈나무가 될 것을 아는 사람이 되었고, 씨앗을 보고 무슨 꽃이 될지 아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실제로 모든 우리 한인들의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있는 것처럼, 우리 한인들의 생애는 명품의 삶으로 두 배로 살아 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명품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오지만,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된 사람에게만 잡히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