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늘도 오클랜드에서 한인들의 행복을 열거하니 신명이 났습니다.
매일 상큼한 마음으로 보타니 가든과 언덕을 걸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어두운 밤에 별들이 반짝이며 우리의 머리에 축복을 내려 주시니 행복했습니다. 아내들의 가늘한 눈썹과 같은 초승달과 하회탈이나, 큰 눈썹과 같은 상현달이나, 만월 보름달의 달빛이 우리의 몸을 감싸 들면 행복이었습니다. 큰 나무, 큰 언덕, 소나무, 도토리나무 등을 바라 보며, 나무마다 포옹하는 느낌의 대화가 행복이었습니다.
풀벌레 노래소리, 보타니 언덕의 냇물이 졸졸흐르고, 바람에 바삭대는 잎사귀들의 속삭임과, 갈매기 소리를 들으니 큰 행복이었습니다. 아침이면 동쪽 하늘에 여명의 놀라운 기운을 온 몸으로 받으니, 큰 행복이 되었습니다.
붉은 태양이 떠 오를 때, 팔 벌려 심호흡으로 눈부신 햇빛을 받으니 행복의 절정이었습니다. 냉수 한 모금 마시고, 마누카꿀 한 스푼을 먹으니, 청량한 행복이었습니다. 체육관에서 운동과 스파가 끝나니, 밥 맛은 꿀맛이고 반찬도 꿀맛이고, 하루 일용할 음식을 먹을 수 있음이 고마운 행복이었습니다.
일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행복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친구들의 자녀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축하해 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는 우리를 믿고 일생에 반려자가 되어준 아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해 행복했습니다. 자녀들을 낳아서 잘 기르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으니 행복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크신 은혜를 잊지 않고 형제간에 우애롭고 의리있고 서로 도와 가면서 잘 살고 있으니 행복이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의 주위를 돌아 보면 모두 행복이었습니다. 불행이나 고통이나 힘들거나 부정적인 사악함이 끼어들 틈이 없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의 행복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스스로 자신이 창조하고 창작이며 셀프(Self)이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의 행복은 다른 사람이 주거나 부모가 물려 줄 수 있는 유산이나 요행이 아니었습니다. 오클랜드의 세상은 본래 행복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리가 물욕에 눈이 멀고, 어리석음이 지나치게 되면 자신 앞에 쌓인 행복의 가치들을 모르고 살아 갈 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밥상이 먹음직스럽개 진수성찬으로 보이고, 우리는 불행하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한 것 같은 우둔한 생각과 마음에서 탈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클랜드의 세상에는 똑같은 행복들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짙은 안개가 걷히면 오클랜드의 세상이 그대로 드러나듯이, 욕심부리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멀리하면 가짜가 아닌 진짜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이곳 오클랜드의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우리 한인들은 누구나 모두 보물처럼 소중한 것입니다. 소욕지족(少欲知足)하는 마음으로,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즐기는 행복은 크고 많은 것에서보다는 작은 것과 적은 것에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있으므로 우리가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로 포장할 때 우리가 사는 이곳 오클랜드의 세상은 행복이 더 많이 존재했으며, 우리의 생각의 전환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었습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