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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에서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여행자들의 목을 축여 줄 수 있는 것처럼 주어진 삶에 만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클랜드의 봄을 맞이하는 한인들은, 여름꽃의 짙음 보다는 봄꽃의 옅음을 그리워하는 매화 연핑크빛 같은 한인들인 것입니다. 한인들의 눈과 마음 안에 내려 앉은 봄꽃의 소멸과 시들음까지도 말없이 껴안는 그런 넉넉한 한인들인 것입니다.

 

활짝 웃는 얼굴이 다 보이지 않고, 돌아서 가는 뒷모습은 더 보이지 않을 것 같아도, 옆모습이 고운 한인들인 것입니다. 은은한 해변가의 안개 같은 한인들인 것입니다.

 

한인들이 앉아 있는 고운 배경 너머로 오클랜드의 봄산을 비치는 시냇가가 길게 보이고, 이미 돌아 오고 있는 청둥오리들이 키 큰 풀 아래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민물장어와 민물새우잡이가 시작하고, 때로는 스스로 여행자이기를 원하는 마음이 가벼운 한인들인 것입니다.

 

오클랜드의 봄을 만나러 가는 한인들은, 낭송하는 시처럼 물감으로 그려내는 수채화처럼, 환하게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사랑을 했던 한인들인 것입니다. 바람처럼 짧은 이별 보다는, 긴 기다림과 만남과 인연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즐거운 한인들인 것입니다.

 

 

1980년대 초 무렵에 (In the early 1980s), 8월이 되면 가족과 함께 잠깐 머물렀던 중동의 열사의 땅을 기억해내고 비젼과 희망을 펼쳤던 그 당시를 그리워했습니다. 오늘 이른 새벽 잠에서 오아시스를 보았습니다. 메마른 사막에 비가 내렸습니다. 빗방울들은 제각기 바다로 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바다에는 친구들도 많고 물고기들과 해초들을 키우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모래를 뚫고 지하로 스며들어 어두운 땅속을 헤치고 계속 흘러갔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빗방울들은 햇빛이 비치는 곳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곳은 바다가 아니라 작은 웅덩이였고, 실망한 빗방울들은 자기들을 사막에 내려준 구름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이었습니다. 저 멀리서 낙타를 탄 상인들이 다가 와서, 물을 마시기도 하고 물통에 물을 길어 가기도 했습니다. 물방울들은 무척 기뻤습니다. 비록 바다에는 가지 못했지만 더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바로 오아시스이었던 것입니다.

 

모든 한인들은 누구나 좋은 직업을 갖고 싶어하고 명예를 얻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바다로 가고 싶고 희망했던 빗방울이지만, 그러나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여행자들의 목을 축여 줄 수 있었기에, 자신의 주어진 삶에 만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클랜드에서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는 참 사람다운 한인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인 것입니다. 우리를 세상에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부모와, 지식과 지혜를 가르쳐 주신 스승과 선배와, 함께 우애를 나눈 형제와, 의리와 친애를 나눈 친구와, 사업장의 사회생활을 함께 하는 동료와, 그리고 사업장에 언제나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지금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살아가는 오클랜드의 한인들이 되어 갈 것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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