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의 우리 한인들은 노년에도 열정적으로 살겠습니다.
대학교 시절에 강의가 끝난 후 한참을 기다렸다가 입장표를 간신히 얻어, 드디어 연극을 보았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A Streetcar Named Desire) 이 유명한 희곡을 쓴 테네시 윌리암스는 "돈 없이 젊은 시절을 보낼 수는 있지만 돈 없이 노후를 보낼 수는 없습니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늙어서 돈은 신분이었으며, 지위이고 계급장이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모두에게 냉대와 무시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꼭 돈이 삶의 전부는 아니었으며, 돈이 사람을 꼭 행복하게 해 줄 수는 없었습니다.
97살까지 살았던 "첼로의 성자" “파블로 카잘스”에게, “당신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리스트로 손꼽히는데 아직도 하루에 여섯 시간씩 연습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신문기자의 질문에, "나는 지금도 연습을 통해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했습니다.
96세에 세상을 떠난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생애를 마감하기 직전까지 집필을 계속했는데 "아직도 공부하고 계십니까?"는 질문에, "인간은 호기심을 잃어 버리는 순간에 바로 늙고 낡아 버립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청춘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짐에 달려있습니다.>라는 이 말은 “사무엘 울만”의 시(詩)를 통해서 배웠으며, 또한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라는 팝송은 우리의 마음에 감명을 주었던 “명시”이며 “노래가사”이었습니다. 돈은 넘쳐 나지만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았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모든 고생과 근면과 절약하며 어렵게 돈을 벌었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 외에는 아무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젊은 시절에 취미생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원인이었습니다. 돈을 세는 것에만 관심이 있게 되면 심한 우울증에 빠져 버리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조선시대의 옛 양반들은 고향에 전답이 있어 먹고 사는 것에 문제가 없게 되었고, 적당한 시기가 되면 벼슬을 고사하고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논하고, 서로 지은 시와 글과 그림을 품평하고, 음악과 노래와 춤을 즐기며 인생의 완성을 추구했습니다. 여기에 활쏘기와 말타기도 즐겼으며, 물론 자신의 고향에서 만들어 먹었던 전통적 명품 막걸리 술도 빠질 수가 없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은퇴하고 나면 30년 정도는, 즉 골든 에이지(Golden Age)를 열정과 취미의 생활을 즐기면 늙지 않는 것입니다. 열정을 가지면 마음이 늙지 않고, 마음이 늙지 않으면 육체도 건강해질 것입니다. 응접실에만 있거나, 은퇴하여 할 일이 없거나, 운동하지 않고 식사만을 즐기거나, TV 앞에만 앉아 있게 되면, 갑자기 늙어 버리게 될 것입니다. 동창회에 참석하면 금방 얼굴에 쓰여져 있습니다. 분명히 은퇴 후에 제 2의 인생은 있으며, "앙코르 삶"이라고 말하고, 은퇴 후의 삶을 마감할 때 까지 긴 세월이 있음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취직할 때까지 30년이 걸리고, 취직해서 30년 정도 일하고, 은퇴해서 평균 30년을 보내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 같았습니다. 우리 한인들은 변혁의 시대에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모두가 산업화의 주역으로써 오늘의 조국을 창조해냈던 세대이었기 때문에, 젊은 시절에 삶의 각박함에 쫒겨 빼앗긴 삶에 대한 즐거움을 보상 받을 줄 알고, 지금의 삶의 참 맛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자부하고, 열정이 가득한 즐겁고 기쁘고 신명나는 오클랜드의 매일을 창조하며 살아 갈 것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