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요4:1-42
1.
예수께서 갈릴리로 가시면서 사마리아 수가 땅에 이르셨다. 야곱의 우물에서 만난 여인은 삶이 고달픈 여인이었다. 여인에게 복음을 전하자 여인은 물동이를 버리고 동네로 가서 사람들에게 메시아가 오셨음을 알렸다. 사람들이 예수를 알아보고 청하여 이틀을 더 유하고 예수께서는 그 곳을 떠나셨다.
2.
예수께서 사마리아를 거쳐서 갈릴리로 행로를 정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평소 잘 가지 않는 버려진 사람들의 땅,굳이 그 곳을 가로질러야 할 바쁜 일이 있으신 것이었을까? 동네도 직접 들리지도 않은 이유는 분명히 그 곳을 빨리 거쳐서 지나가야 할 일이 있으셨나보다.
마침 조상 야곱의 우물에서 쉬고 계실 때 한 여인을 만났다. 여인은 사람들이 뜸한 시간에 구태여 물을 길러왔다. 그 사연을 알고 보니 벌써 남편이 여섯이나 된다. 삶의 고단함이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가 없다. 주께서는 여인에게 친절하게 대화를 나누시며, 복음을 전하셨다.
이 여인은 누구인가?
사마리아, 그 슬픔과 아픔이 교차하는 땅, 버려진 땅에서 그들은 동족에게도 이방인에게도 외면당하며 그저 조상 모세가 전해준 그 선지자만을 기다리며 수 백 년을 견디어왔다. 영과 진리가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그들의 땅, 그들의 산에서 그 선지자를 기다리며 예배하고 있었다.
주께서는 여인의 비참하고 굴절된 삶에서 사마리아를 보시고 계셨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하나님의 선한 열매로서 수확을 기다리는 들판의 곡식들이라는 것을 인식하셨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들판이 이미 희어져 추수할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시며 사마리아 동네로 들어가셨다. 바쁜 일정을 미룬 채 예수께서는 이틀을 그 곳에 머무셨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교회가 세속화되면서 내 스스로 영적인 사마리아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초조해지다가도 어느새 나는 사마리아가 편해지고 있음도 같이 느낀다. 시간이 흐르면서 타개할 수 있는 힘조차 줄어들고 무기력한 내 영혼에 그저 한숨짓는다. 그저 자책과 한탄 그리고 죄의식에 사로잡히고 무기력감에 나를 버려두기도 한다.
하지만 마치 사마리아의 여인같이 현재의 삶이 무기력하다고 할지라도 내 안에서는 그 분을 향한 오래된 기다림과 바램이 있다. 그리고 그 기다림과 바램 가운데 주님은 여인에게 오신 그 모습으로 내게 오실 것을 소망하고 기뻐한다. 나의 사마리아는 그렇게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3.
뜨거운 햇살 아래
마른 바람이 지나가며
짙은 먼지 사이로
여인의 모습
서럽고 아픈
삶의 무게를
지탱해 온
왜소한 몸
무엇을 어떻게
왜 살아야 하는지
존재의 질문도
답도 없는 삶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버리지도 놓치지도
못하는
단 하나의 소망
다섯 번째
여섯 번째
그리고 또 기다려야 할
그 남편
생수를 주시며 오신 주님
눈길이 머무는 그 곳
여인,
사마리아
<이야기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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