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좋으니 성경이 완전무오하다고 보는 사람이 있으면, 이러한 오류와 불일치들에 대해서 제발 좀 온전한 설명들을 해보십시요.
보수진영의 캡짱 석학이 나와서 나와 공개토론을 해도 좋습니다.
이러한 온갖 오류와 불일치의 사례들은 위에 언급한 것 외에도 너무나도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만에 하나 우리가 이를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일단 성경에도 오류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이 마땅한 것이고, 정직한 태도일 것입니다.
이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이기는 싫다고 한다면 ‘무조건 믿어라’의 기독교로 전락하던지!
원컨대, 이러한 성경에 대해 제발 좀 솔직하게 대할 것을 권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제대로 믿기 위한 그 출발입니다.
혹자는 이런 오류들에 대해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원본무오설’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지적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성경의 오류를 말한 것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원본을 거론하는 것은 핀트가 어긋난 것이며, 역사적으로 원본이 발견된 사례도 없습니다.
이런 얘긴 논증 불가능한 것을 끌어들여 물타기 하려는 시도일 뿐입니다.
생각해보시오. 그렇다면 원본무오설은 적어도 사본오류설만큼은 인정한다는 얘기입니까?
혹자는 성경의 불일치와 모순은 그저 성서기자들 진술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예컨대, 예수 사건 하나를 두고 마태와 누가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서로가 보는 강조점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차원이 있음은 저 역시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는 바입니다.
하지만 정작 저 자신이 지금 들먹이고 있는 지점은, 한 사건에 대한 양립 불가능한 두 진술에 대한 지적들입니다.
이를테면,
마태복음의 예수는 적어도 헤롯왕이 죽기(B.C. 4년) 전에, 반면에
누가복음의 예수는 구레뇨 총독 때(A.D. 6년) 태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무려 십 년이 넘는 시간 차이가 있다.
마태복음에 따르면 예수는 베들레헴에서 이집트로 그리고 최종적으론 나사렛으로 간다.
그런데 누가복음에 따르면 요셉과 마리아는 이미 나사렛 사람들이었고(눅 2:39), 잠시 베들레헴에 들려서 다시 나사렛으로 돌아오는 걸로 나온다.
이때 마태복음의 예수는 태어나자마자 곧 이집트로 피신가지만,
누가복음의 예수는 태어나자마자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았고, 40일 후에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봉헌된다.
어떻게 한 인물이 동시에 전혀 다른 두 시간과 두 공간에 공존할 수 있단 얘긴가?
두 번 태어났단 얘긴가?
혹자는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에 이러한 오류가 있긴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근본적으로 오류가 있지 않다고.
물론 궁극적으로는 나 역시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금의 관건은 성경에 오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이 문제부터 우선 확실하게 먼저 짚고 나가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보수 근본주의 기독교에서 금이야 옥이야 지켜왔던 성서무오설이 정말로 틀린 것이라면, 그렇다면 오히려 성서오류설이 맞느냐? 라고 내게 반문할 것입니다.
분명하게 답한다면 “그렇습니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