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렌드에서 우리 한인들이,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울의 한의사 친구가 소개했던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은 한의학에서 소개하는 것으로,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병이 들었다는 것은 기()가 막혀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고, 기가 원활하게 흐르면 아픈 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흐름이 막히면 적기에 뚫어 주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옆으로 터지거나 넘쳐 흐르게 되는 것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막혀서 안 통하면, 마비가 오는 것입니다. 마비 상태를 불인(不仁)하다고 했으니, 막힌 것은 어질지 않은 일인 것입니다. 막힌 기운을 끌고 당기고 밀어서 통하게 하는 원리와 같은 것입니다.

 

통불통(通不通)에 따라 통불통(痛不痛)이 나뉘는 것은 육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 오클랜드의 사회를 원활하게 운영해 주는 기()는 언로(言路)로써 소통되는 것으로, 언로가 막히면 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입니다. 달고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성인병에 걸리듯이,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하니 소통이 단절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이민생활에 힘들어도 참고 운동을 하면, 몸이 개운해졌습니다. 때로는 오클랜드에서 우리 한인들의 직언들이 거슬려도 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갈등이 사라졌습니다.

 

 

조선시대 세종이 병으로 누웠습니다. 내시들이 무당의 말을 듣고 성균관 앞에서 치성을 드렸을 때, 유생들이 들고 일어나 무당을 내쫓았습니다. 화가 난 내시가 왕에게 고해 바쳤습니다. 세종이 이부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항상 선비를 기르지 못함을 걱정했는데, 이제 사기(士氣)가 이와 같으니 무얼 근심하겠느냐.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내 병이 다 나은 듯이 개운하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선비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조선 초기의 학자인 이정형(李廷馨, 1549~1607)이 국가의 정치와 명신(名臣)의 행적(行蹟)을 기록한 야사(野史)동각잡기(東閣雜記)”에서 소개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성종 때의 일로, 성종이 갑자기 승지와 사관(史官), 육조와 삼사(三司)에 붓 40자루와 먹 20개씩을 각각 내렸습니다. "이것으로 내 잘못을 써서 올려라. 신하가 감히 살펴 바른 길로 이끄는 자를 직신(直臣)이라 하고, 아양을 떨며 잘 한다고 하는 자는 유신(諛臣) 즉 아첨하는 신하라고 한다. 너희는 나의 직신이 되어다오." 라고 명했습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이익(李瀷, 1681-1763))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책을 읽다가 느낀 점이 있거나 흥미 있는 사실이 있으면 기록해 둔 논설책) 이와 같은 상황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왕이 바른 말을 구하는 정성이 이와 같으니, 받은 자가 침묵하려 해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 것이고, 아첨하는 말을 하려다가도 마음이 부끄러울 것입니다." 

 

지금 우리 한인들이 살아 가는 오클랜드이든지 서울이든지 곳곳에, 때때로 불통이라면 안 아픈 데가 없을 것입니다. 이해를 거부하고 오해만 탓하고 있는 것입니다. 듣지는 않고 자신의 말만 늘어 놓고 있게 되는 것입니다. 꽉 막힌 상태가 되어 큰 물이 넘치면, 강물은 흘러 갈 길을 잃고 마을을 덮치게 됨으로써, 곳곳마다 흙탕물의 천지가 될 것임을 깨닫고, 서로에게 한인들을 격려하고 서로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2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의 한인들을 빛나게 보이게 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8.29 189
271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오클랜드의 막걸리와 오클랜드의 사랑은 같지 않았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9.03 165
270 한일수 남자는 나이 70에야 철이 든다 한일수 2015.09.03 571
269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봄저녁 노을을 보며 꼭 오클랜드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9.05 186
268 제임스앤제임스 오클랜드에서 우리의 성취로 가는 길들이 있었습니다. There Were Paths To Our Fulfillment In Auckland 제임스앤제임스 2015.09.10 163
267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풍족한 삶도 혼자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멀리 가는 따뜻함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9.12 224
266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이민생활에서 행복한 삶의 동반자인 오클랜드의 좋은 친구들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9.19 183
265 한일수 70% 행복론 한일수 2015.09.24 321
264 제임스앤제임스 고향의 추석을 맞으며 우리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09.25 133
263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에서 바로 지금이 우리의 삶 속에 가장 젊고 푸른 날인 것입니다. 1 제임스앤제임스 2015.09.26 285
262 제임스앤제임스 추석만 되면 좋은 오클랜드의 한인친구들이 그리운 날이 많아졌습니다. 1 제임스앤제임스 2015.09.28 202
261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에서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여행자들의 목을 축여 줄 수 있는 것처럼 주어진 삶에 만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0.03 214
260 제임스앤제임스 우리 한인들에게 풍기는 인격의 향기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0.07 199
259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에서 분명하고 확실한 목표를 세운 한인들은 올바른 정착을 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0.09 170
258 제임스앤제임스 우리는 이곳 오클랜드에서 살면서 용서가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0.11 175
257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우리는 서로 소중히 하며 사는 오클랜드의 세상이 좋아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0.17 196
256 한일수 바이칼 호수에서 아오테아로아 까지 한일수 2015.10.22 398
255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의 삶에도 경영노하우처럼 채울 것인가 비울 것인가를 생각할 때인 것 같았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0.23 239
254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에 살면서 우리가 가꾸는 삶에는 원래 잡초는 없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0.30 130
253 제임스앤제임스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 오클랜드의 늦봄에 우리 고유술인 막걸리 한잔 하며 노가리를 까는 것이 그리웠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5.11.03 181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42 Next
/ 42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