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전망대]
후임자에게 큰 짐 떠넘기고 떠나는 박 총영사 ‘有感(유감)’
오클랜드 한인회관 구입에 사용하라고 고국에서 보내준 지원금 15만불을 한인회에 즉시 지급함으로써 단 한 방에 교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쉬운 길을 외면하고, 소극적ㆍ보신주의로 비치는 업무처리로 무려 1년 9개월을 질질 끌던 박일호 오클랜드 총영사가 8월말에 이임한다는 소식이다.
시끌벅쩍했던 한인회관 관련 분쟁이 금년 5월의 한인회장 선거에서 현 한인회장의 압승으로 사실상 종결되고, 교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한인회장이 새 한인회 집행부를 구성해 모처럼 교민사회가 화합과 새 출발을 모색하는 길목에서, 우리는 이 같은 박 총영사의 무사안일한 행태를 재외공관의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재외 동포사회에 부당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횡포’로 규정한다.
그 동안 한인회장단과 노인회장단이 고국의 지원금을 한인회에 지급하라는 탄원서에 교민들의 서명을 받아 수 차례 오클랜드 총영사관을 방문, 누차 탄원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조건을 내세우면서 지급을 회피해 온 박 총영사와 김성효 담당 참사관의 행태는 우리 교민들의 눈에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보이지 않는 손’을 의식해 하지 않거나, 주어진 재량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데도 책임회피를 위해 지원금 관련 규정의 자구 해석에만 매달리는 모습으로 비춰져 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근무지 이동명령을 기회로 2년 가까이 씨름해 왔던 자신의 임무를 아무것도 모르는 후임자에게 떠넘기고 훌쩍 떠나려는 박 총영사의 행태에서 대한민국 공무원의 무책임함과 비겁함의 극치를 보았다면 지나친 말일까? 재임 중 열 가지 가운데 아홉 가지를 잘했어도 교민들의 최 우선순위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를 결코 성공한 외교관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생색내는 쉬운 일만 찾아 하다가 ‘떠나면 그만’이라는 식의 보신주의에 급급한 무사안일한 공무원으로 기억할 뿐이다.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성공한 정부가 되려면 공직사회 기강이 점점 더 느슨해질 수 있는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이 때, 특히, 국내 사정당국의 눈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무사안일한 업무수행이나 동포사회와 불화를 빚는 외무공무원에 대한 민원이 빗발치는 재외공관의 기강부터 다 잡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클랜드 총영사관이 교민 대표단체인 한인회를 적으로 돌리고서 재외동포정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지 ‘팔짱 끼고’ 지켜 볼 작정이다.
<하병갑 오클랜드한인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