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한인문화회관으로
‘역사는 쓰여 지는 것이 아니라 써 내려가는 것이다.’ 뉴질랜드 한인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지 40여 년, 한인 인구가 집중되어 살고 있는 오클랜드에 한인회가 출범한 지 22년이 경과하고 있는 시점이다. 오클랜드에 한인 사회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갈 바탕인 한인문화회관이 개관을 하게 되었다.
셋방살이하는 가정의 식구들은 항상 피곤하기 마련이다. 가정을 꾸린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자가 소유의 집이 없다면 그 가정의 생활기반이 약하다는 증거가 된다. 인구 2만이 넘는 오클랜드 한인 사회에서 22년 동안 한인회가 거처할 방 한 칸 없이 지내왔다. 그러나 한인 인구가 500여 명에 불과하던 웰링턴에는 이미 1999년 말에 한인회관이 개관을 했다.
한인회관을 마련하는 3대 원칙이 있다. 첫째는 한인들의 출입이 원활한 지역이어야 하고, 둘째는 자체 수입으로 한인회를 운영할 수 있는 회관 건물이어야 한다. 셋째는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이어야 한다. 2013년 5월 4일에 역사적인 개관식을 갖는 오클랜드 한인문화회관이 바로 이 세 가지 요건을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다. 한인들이 밀집하여 살고 있는 노스쇼어 중심부에 그것도 이벤트 센터 근처에 자리하고 있어 주차 등 편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건물의 일부가 이미 임대되어 있어 그 수익으로 융자금 이자를 갚을 수 있는 건물이며 사무실 공간이 많아 한인 단체나 비즈니스 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는 유용한 건물이다. 물론 앞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토지와 건물이다.
회관이 마련되기까지에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 또한 앞으로의 세대들을 위한 사고와 행동의 지침을 전달하기위해서라도 집고 넘어갈 부분이다. 한인회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이슈화되고 모금이 시작된 것은 타카푸나 그래머 스쿨 구내 부지에 땅을 할애 받아 건물을 짓는 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부터이다. 이 계획안은 당시 한인회 집행부에의해 강력하게 추진이 되었지만 뜻있는 인사들은 물론 일반 한인들의 염려를 자아냈다. 남의 땅에 그것도 학교 구내에 우리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사용상의 여러 제약을 수반할뿐더러 온존하게 부동산 가치를 유지할 수도 없는 것이며 필요시 팔고 이사 할 수도 없는 제약이 따랐다. 그리고 건설부지는 한인들 출입이 빈번하지도 않을뿐더러 주차장 문제도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었다. 당시 건설 설계도에 보면 차량 6대분의 주차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도 없는 일임은 당연했다.
학교 당국은 무슨 이유로 한인회관을 짓도록 부지를 할애했는지 한인회 측은 어떤 인연으로 그 장소를 정해 추진했는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아마 한국인 유학생 유치와 관련해 이해의 교차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해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인회가 어떤 특정한 학교와 특별한 인과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한인 사회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었다.
남의 땅에 들어선 대궐보다 내 땅에 짓는 오두막이 더 낫다. 이는 중국에 진출했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한국 기업들과 최근의 개성공단 사태에서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역사는 순리대로 진행되는 것인가? 한인회 집행부가 바뀌고 한인회관 건립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2011년 한인투표를 통해 절대 다수의견으로 우리 땅에 우리 건물을 마련한다는 명제를 설정한 것이다. 그러나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새로 짓는 다는 것은 예산 상 어려운 일 이었다. 그래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신축 건물 건축비 정도로 교통 편리한 곳에 위치한 기존 건물을 구입하는 방안을 강구한 것이다.
찾는 자에게 길은 열리는 법이다. 백방으로 답사하고 탐색한 끝에 이번에 개관하는 회관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가 평소에 염원하던 공간이 현실화 되자 기금 모집이 급진전했고 불과 수개월 만에 우리 소유의 회관 건물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미해결로 남아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이는 앞으로 원만히 헤쳐 나갈 부분이다. 수많은 한인들의 열화 같은 성원에 힘입어 이루어낸 쾌거이지만 결정적으로 김성혁 건립 본부장의 헌신적인 기여로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우리 한인들은 회관을 중심으로 건전한 역사 창조의 길을 개척해 나갈 일이다. 5월 4일 개관식 날에는 모두 함께 모여 우렁찬 찬가를 부르며 기쁨을 나누자. 오클랜드 한인들이여! 모이자, 한인문화회관으로!
2013년 4월 30일
한인문화회관 건립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 이 형 수, 홍 영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