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68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막걸리 술과 대청 마루에 앉아 인생을 논할 때가 있었습니다.

 

막걸리 술이란 좋게 말하면 인생의 동반자요, 나쁘게 말하면 "도깨비 국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있어서도 안될 것이 생겨난 것이요, 또 어찌 보면 이 메마른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생명수와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인생이란 술과 여자, 그리고 노래와 춤이 잘 반죽 되어야만 사람 사는 맛이 제대로 난다는 넉담도 있습니다. 그것이 빠지면 무지 심심한 삶이요, 무덤덤한 인생입니다. 그러나 술이란 잘 먹으면 백약지장(百藥之長)이요, 잘 못 먹으면 백해무익(百害無益)입니다. 꼭 알맞게 먹어야 함을 잊으면 아니 됩니다.

 

화발반개(花發半開) 주음미취(酒飮微醉)이라.

(꽃도 반쯤 핀 봉오리가 아름답듯이, 술도 살짝 취해야 아름답습니다.)

여기 선인들의 막걸리 술 냄새가 풍기는 그 멋진 권주시와 풍류를 음미해 봅니다.

오늘같이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울적한 날이 제격이니 말입니다.

 

영조 때의 이정보(1693-1766)의 권주가입니다.

꽃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막걸리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완월강취 하려노.

 

선조 때의 한석봉(1543-1605)의 권주가입니다.

질방석 내지마라 낙옆엔들 못 앉으랴.

손불 켜지마라 이제 진달 돌아온다.

아이야 박주산행 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광해군 때 신흠(1566-1628)의 권주가입니다.

술이 몇가지요 청주와 탁주로다.

다 먹고 취할망정 청탁이 관계하랴.

달 밝고 풍청한 밤이어니 아니 깬들 어떠리.

 

 

 

 

 

인조 때 김육(1580-1658)의 권주가입니다.

자네집에 막걸리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소.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옵네.

백년 덧시름 잊을 일 의논코자 하노라.

 

 

 

 

 

현종 때 윤선도(1587-1671)의 권주가입니다.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뫼를 바라보니,

그리운 임이 도다 반가움이 이러하랴.

말씀도 우음도 아녀도 못내 좋아 하노라.

 

또한, 막걸리 술과 인생은 인연이 되어 왔습니다.

 

渴時一滴如甘露 (갈시일적여감로)이고 

(목마를 때 한 잔은 단 이슬과 같고)

醉後添盃不知無 (취후첨배불지무)이라.

(취한 뒤에 또 마심은 없느니만 못 하네.)

酒不醉人人自醉 (주불취인인자취)이고

(막걸리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고,)

色不迷人人自迷 (색부미인인자미)이라.

(여인을 보면 여인이 남자를 미치게 하는 게 아니라 남자가 스스로 미치게 되나보다. )

 

이젠, 이렇게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非酒 大事不能 (비주 대사불능)이요

(술 조금도 못하면 큰 일도 할 수 없는 것이요)

過酒 人事不省 (과주 인사불성)이라고 합니다.

(술을 과하게 하면 정신을 잃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7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어느 성직자가 제대로 된 세상의 아버지가 됨을 역설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3.06.07 28393
526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우리는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촛불 같은 삶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3.01.19 24259
525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이민생활의 오늘이 희망의 미래로 가는 길목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3.01.28 24196
524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명품" 자 들어가는 가방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11.28 17522
523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우리의 삶 속에 익자삼우(益者三友)와 손자삼우(損者三友)가 있습니다. 1 제임스앤제임스 2012.09.15 16005
522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친구야. 오클랜드에서 그러려니 하고 살자꾸나. 제임스앤제임스 2012.10.21 15421
521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직장에서 성공의 길은 자기혁신부터 시작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06.27 13094
520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감사하는 습관을 지키고 사랑해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08.27 12022
519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존경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1 제임스앤제임스 2013.05.05 11155
518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우리의 이민생활에서 시간의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3 제임스앤제임스 2012.05.13 10878
517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추석의 아름답고 풍성한 계절의 찬양을 드립니다. 2 제임스앤제임스 2012.09.28 10846
516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31)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3.01.08 10784
515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28)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09.17 9574
514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뉴질랜드 한인 청년들이여, 스펙뿐만 아니라 무형자산을 키우도록 해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02.09 8787
513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1) 우리의 기도에세이 제임스앤제임스 2011.07.25 8519
512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30)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10.05 8104
511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2) 뉴질랜드가 한국보다 좋은 이유 제임스앤제임스 2011.07.25 7420
510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다가오는 30주년 결혼기념일의 다짐을 해봅니다. 3 제임스앤제임스 2012.05.11 7405
509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오클랜드에서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우연이나 요행이 아닙니다. 1 제임스앤제임스 2012.08.12 7282
508 제임스앤제임스 제임스의 세상이야기 (13) : 막걸리 찬가를 소개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08.01 71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7 Next
/ 27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