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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복/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왜 나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가?
나는 예수의 그 무엇에 반해 내 삶에서 예수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가슴앓이하며 살아야 하는가?
저 옛날 팔레스타인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예수의 그 무엇에 그리도 감격해서 어찌 보면 무기력하게 십자가에 달린 그를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로 고백했을까?    


나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독일의 여성 정치신학자 도로테 죌레의 말에서 찾고 싶다.
"신앙의 참된 근거는 나사렛의 가난한 청년이 배고픈 자들에게 떡을 나누어주고 눈먼 자들을 보게 하고 정의를 위하여 살다가 죽었다는 데 있다."


그렇다. 예수는 신화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예수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과는 태어날 때부터 질적으로 다른 신비스러운 존재가 아니었다.
예수는 무슨 일이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초능력자가 아니었다.
예수는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들의 문제를 안고 씨름하며 사람답게 살려고 애쓰다가 세상 권력자들의 미움을 받아 십자가에 달려 죽은 역사상의 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예수에게는 돋보이는 구석이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비록 보잘것없는 떡 한 조각이라도 가난한 이웃과 나눌 줄 아는 따스한 인정(人情)이었다.
그것은 정의였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가시적이며 비가시적인 모든 것에 목숨 걸고 맞서는 불타는 정의감이었다.

예수의 33년 짧았던 생애가 그리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그의 생애가 사랑과 정의로 수놓아졌기 때문이다.


"예수가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 되신 것은 초기 교회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또 그리스도라고 불렀기 때문이 아니다.
그분이 실제로 그러하셨기 때문에 초기 공동체는 그분을 그렇게 부를 수 있었던 것이다."(레오나르도 보프)


예수는 신성과 인간성을 겸비한 신비한 본질 때문에 그리스도가 된 것이 아니다.
예수가 인간의 몸을 입으신 하나님으로 고백될 수 있었던 것은, 예수가 진실로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님을 신격화함으로써 우리 인간들과는 다른 존재로 생각되게 하는 것을 배격해야 한다. 우리는 기독교가 신비주의에 빠져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꼭 해야 한다." (한국 노동자들의 복음대화)


예수가 제자들에게 원했던 것은 그들도 자기처럼 사랑과 정의로 충만한 삶을 사는 일이었다.
예수가 꿈꾸었던 것은 하늘 저편 어딘가에 있을 하나님나라가 아니었다.
이 땅에 실현되는 따뜻한 인간의 나라였다.


예수의 화두는 인간이었다. 인간의 인간다운 삶이었다.
예수의 믿음은 생명이 존중받는 그 나라가 인간의 역사적 실천의 지평 내에 있다는 믿음이었다.
예수의 그 믿음은 생명 살림의 예수운동으로 꽃을 피웠다.


하지만 예수운동은 현재진행형의 운동이다.
이 세상에 신음하는 생명이 단 하나라도 있는 한, 예수운동은 아직은 미완성이다.
하물며 가난하고 억눌리고 소외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마당에,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고백하기만 하면 구원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예수는 그리스도이다"라는 신학적 진술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만든 예수의 생명사랑·민중사랑을 오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계승하는 실천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는 신앙고백은,
나는 예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힘이 들더라도 예수처럼 내 주변의 가난하고 병들고 외로운 사람들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한평생을 살겠다는 결단으로 이어져야 한다.


"어떤 사람이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행동으로 나타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약 2:14)


무슨 뜻인가? 구원은 생활이다. 구원은 사랑이다. 사랑 없이는 구원도 없다. 사랑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있다.
믿음도, 목회도, 신앙생활도, 예배도, 신학도 사랑 없이는 부질없는 짓이다.
배고픈 자들에게 떡을 주는 그런 사랑이 없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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