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저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될 자신도 없었고, 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산들바람

교우님들께서 너무나도 잘 아시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본문의 예수님은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라고 묻는 율법교사의 도전적인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으시고 이야기를 들려주심으로 그가 고정관념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진정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웃을 내 기준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을 이웃으로 받아들여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예수께서 이웃사랑의 모델로 제시한 선한 사마리아인은 강도만난 사람을 들쳐 업고 여관으로 데려가 정성껏 치료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주머니를 털어 차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까지 세심히 보살펴주었습니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한 편의 이야기로 들려주신 것입니다.


본문의 예수님을 만난 이후로 저는 마음에 큰 부담을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사마리아인처럼 살 자신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저에게는 이 본문이 불편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저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본받으려는 생각에 앞서, 강도 만난 사람을 피해갔던 사제와 레위인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들도 급히 가야할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강도사건이 발생한 위험한 현장에서 급히 벗어나고 싶은 두렵고 다급한 마음도, 거기서 얼쩡거렸다가는 똑같은 사고를 당할지도 모르니 나부터 살고보자는 비겁한 마음도 일정 부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더구나 우리 주위에서 이런 식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어디 한 두 사람인가요?
강도 만난 사람, 사기 당한 사람, 왕따 당한 사람 등, 예수님께서 설정하신 이런 상황은 우리의 현실세계에서 너무도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 모든 사람들을 이웃으로 삼고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저는 본문의 주님께 이렇게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 수 없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의 삶과 제 가족의 행복도 중요하니까요.”

어느 날 저의 마음에 찾아오신 주님께서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누가 네 혼자 힘으로 그렇게 하라고 했더냐? 너의 자매형제들이 있지 않으냐? 나를 구세주로 고백하는 나의 사람들과 힘을 모으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 공경과 이웃사랑이 성서의 중심 가르침이라는 점에 이의를 다는 교우님은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문에서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이웃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이며, 또한 성서가 제시하는 이웃사랑의 기준이 ‘네 몸 같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누구나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느낄 것 같습니다.


하여 주님의 이 엄한 명령(?)을 개인이 실천하기에는 ‘아름답지만 너무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이 지금도 여전히 듭니다.
하지만 “벽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의 옛 격언처럼, 개인이 아니라 교회를 통해 힘을 모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신 이유도, 또한 오늘날 교회의 존재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4 묵상(두란노에서) mangsan 2013.12.13 966
583 믿는 것만으로는 모자란다 / 정진홍 교수 나누리 2013.08.01 833
582 바카스 한 병의 예수 / 정연복 나누리 2013.09.13 887
581 박살이 난 금송아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1.11.16 1292
580 받기를 바라는 신앙에서 누리는 신앙으로 / 산들바람 나누리 2013.10.07 1064
579 배고픈 자들에게 떡을 주는 사랑 / 정연복 나누리 2013.09.08 962
578 보타니 언덕으로 가는 길에 오클랜드의 삶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3.11.14 1106
577 보타니 오솔길을 따라 성숙하는 우리의 열정이 있습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4.05.04 885
576 복음서 기자들이 이해한 예수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9.28 933
575 복음서에 나타난 다양한 예수님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5.22 1126
574 복음의 감동 어디서 오나 ? / 한완상 나누리 2013.09.03 857
573 복음의 원형은 하늘의 뜻을 땅에 이루려는 예수운동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6.18 933
572 봄꽃에 봄비가 내리는 한인들의 사랑이 되게 하여 주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09.22 979
571 봄에는 겸허한 인내를 배우게 하여 주옵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1.01 1062
570 부자는 구원받기 어려운가 ?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9.01 920
569 부활신앙의 원형은 ‘몸의 부활’을 믿는 것이었나 ? / 산들바람 나누리 2013.04.26 825
568 부활절에 비워 내는 마음과 낮추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제임스앤제임스 2012.04.06 982
567 부활절을 맞이하며 지금의 교회가 과연 그 성경시대의 교회입니까? 제임스앤제임스 2013.03.05 5125
566 부활절의 기도를 드립니다. We Pray An Easter Prayer. 제임스앤제임스 2015.04.05 243
565 불우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하고 돌아보게 하소서. 제임스앤제임스 2013.12.07 989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37 Next
/ 37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