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 일꾼과 품삯의 비유 / 산들바람

by 나누리 posted Oct 0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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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주님께서 들려주신 마태복음 20장 1~16절에 기록된 ‘포도원 일꾼과 품삯의 비유’를 통하여 우리 기독교 신앙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얻으려고 이른 아침에 나갔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품삯을 돈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다. 아홉 시쯤에 다시 나가서 장터에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당신들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그러면 일한 만큼 품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니 그들도 일하러 갔다.

주인은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에 다시 나가보니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어서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거리며 서 있기만 하오?” 하고 물었다. 그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당신들도 내 포도원으로 가서 일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날이 저물자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차례로 품삯을 치르시오.” 하고 일렀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런데 맨 처음부터 일한 사람들은 품삯을 더 많이 받으려니 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밖에 받지 못하였다. 그들은 돈을 받아들고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막판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저 사람들을 온종일 뙤약볕 밑에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십니까?” 하고 따졌다.

그러자 주인은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보고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나와 품삯을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가지고 가시오. 나는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준 만큼의 삯을 주기로 한 것이오.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잘못이란 말이오? 내 후한 처사가 비위에 거슬린단 말이오?” 하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마태복음 20장 1~16절, 공동번역)


본문은 예수께서 친히 하신 말씀으로 성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경제문제에 대해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 아무리 예수님의 말씀이라 하더라도 당시는 물론이고 오늘날에도 공감을 얻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우리 사회의 경제질서는 엉망진창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인의 처신이 계약상으로는 하자가 없습니다. 하루 품삯으로 한 데나리온을 주기로 일꾼들과 합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불공정한 대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일한 사람과 오후 늦게 합류하여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에게 같은 임금을 지불하는 고용주를 어느 누가 공평하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그러나 이 말씀은 본문 앞부분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이기에, 예수께서 임금문제의 정당성 여부를 논하려고 도입한 이야기가 아니며, 매우 부조리해 보이는 보조관념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원관념, 즉 하늘나라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이 비유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원관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늘문은 언제나 항상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누가, 언제, 어떻게 하나님 앞에 나오더라도 하나님은 똑같은 사랑, 충분한 사랑으로, 그 사람을 품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예수님 오시기 오래전부터 하나님을 믿어왔던 이스라엘 백성이건, 허랑방탕한 생활로 가산을 다 탕진하고 아버지께로 돌아온 탕자와 같이 하나님을 떠나 살다가 뒤늦게 합류한 이방인이건, 하나님은 당신께로 나아오는 사람들을 아무런 차별 없이 똑같은 사랑, 충분한 사랑으로 받아주신다는 것이 이 비유 말씀이 전하는 주요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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