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북한 주민을 대변하는 탈북자를 강사로 초빙했더라면...

by 하병갑 posted May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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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민주평통주최, 탈북자 초청강연회를 다녀와서-

난 5월11일(수) 저녁 7시부터 약 2시간동안 오클랜드 시내 Victory 교회에서 어림잡아도 약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뉴질랜드 민주평통 주최로 탈북자 이현서씨 초청강연회가 열렸다.  

사장 밖에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 행사시작 30분 전부터 뉴질랜드 민주평통 위원장을 비롯한 전 위원들이 행사장 입구에 도열하다시피해 입장하는 우리 교민과 현지인 입장객들을 반가이 맞이했다.

석도 키위 학생들과 현지인들을 우선적으로 맨 앞자리에 전진 배치시켜 북한실정을 보다 잘 경청하도록 특별히 배려했다. 강사의 유창한 영어 스피치와 때때로 한국어 스피치, 사회자의 매끄러운 진행솜씨와 통역, 무엇보다 그동안 이번  행사를 준비해 온 민주평통위원들의 보이지않는 노고가 행사장 곳곳에서 엿보인 근래에 드문 훌륭한 행사였다.  

러나, 이번 행사가 형식면에서 이처럼 대단히 성공적이었던 반면, 정작 내용면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선, 탈북자 강사의 영어와 세련됨이 지나쳐 2천400만 북한동포중 상류층 0.1%의 입장에서 말하는 듯한 인상을 풍겨, 99%의 북한 동포 전체에 대한 동정과 불쌍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통일을 어서 앞당겨야겠다는 절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지 않았나 싶었다. 무엇보다 가슴을 스며드는 감동이 부족했다. 북한을 탈출하느라 겪었던 그 모진 경험을 한국말로 이야기하며 차라리 통역에 의존했더라면 감동이 훨씬 찐(?)하지 않았을까. 

장할때 유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끼리 떠드는 말을 뒤따라 퇴장하며 우연히 엿듣게 됐다. "젠장, 나보다 영어 더 잘하잖아! 북한사람 별로 불쌍하지도 않네", "영어 못하는 우리가 더 불쌍하네!"  부디, 그 여학생들도 북한 상류층 0.1% 탈북자보다 영어못하는 것을 단순한 질투나 통일에 대한 무관심으로 돌릴게 아니라 개인의 성공에 대한 분발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일은 1%의 북한 상류 권력층과 99%의 북한 주민들을 유리시켜야 성큼 우리앞에 다가 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99%의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로 외부세계의 현실을 알리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김씨일가 3대세습과 김정은 1인 독재체제하에서 신음하는 99% 북한 주민들의 인권침해 실상과 경제적 고통을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다음에는 탈북 3-4년차의 평범한 일반 주민 탈북자의 강의를 준비해서 참가자들의 가슴을 제대로 울려주길 바란다.

 

하병갑    세무사/법무사, Now NZ News 기자/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