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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by 한일수 posted Sep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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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한 일 수 (경영학 박사/칼럼니스트)



정체성을 지니지 못하는 민족 그룹은 뉴질랜드 사회의 주축 구성원이 될 수 없다.
하나의 도구가 될 뿐이다. 개천절을 맞이하여 역사의식을 되새기고……



‘시간의 화살은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미래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서 현재로 다시 과거로 날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꿈, 비전이 없는 사람은 현재도 없다.’라고 말한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 354-430) 성인의 말을 음미해본다. 무한한 에너지의 공급원으로서의 미래는 지나간 과거와 연관시켜 검토해봄으로서 화석처럼 매몰되어 버렸던 과거도 그 본질이 바뀌게 되어 현실화된다. 우리 한민족이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세계화 시대에 부상을 하려고 한다면 한 국토 안에서 단일민족으로써 한 문화를 영위해온 유구한 역사를 자랑스럽게 활용해야할 것이다.


4대 국경일로서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을 기념하고 있지만 개천절이 다른 국경일에 비해서 소홀히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3.1절, 광복절, 제헌절이 모두 20세기에 들어와 일어난 일이고 우리 역사상 가장 수치스럽게 여기는 일제 식민지 시대와 관련하여 탄생된 기념일이다. 이들 국경일만 봐서는 한민족은 20세기 들어와 일본의 식민 통치를 받았고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독립된 신생 국가로서의 한민족의 역사만 비춰질 뿐이다. 왜 우리가 지난 반만년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세계화하는데 소홀해야 된단 말인가? 지난 40여 년 동안에 이룩한 경제 발전,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치확보, 한류 열풍의 확산 등은 짧은 시일 내에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축적되어온 민족의 저력이 발산되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해야 될 것이다. 뿌리가 얕은 나무가 아무리 화려한 미래를 꿈꾸고 풍성한 열매를 맺어보겠다고 발버둥 친들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일 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이 중국에서는 고조선 역사는 아예 신화로 무시해버리고 고구려 역사는 물론 발해의 역사까지도 중국 역사에 편입시켜버리려는 동북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어 갈등을 겪는 사이, 한반도는 물론 만주 대륙에서 문명을 펼쳤던 한민족의 역사가 축소되고 무시될 위험도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를 지킬 의지가 약하고 이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지 않는 다면 더욱 그렇다.


개천절은 우리가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찬란한 민족문화와 함께 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랑스러운 날이다. 개천절을 맞이하여 단군사상을 다시 음미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며 특히 자라나는 차세대들에게 이를 주지시키는 일도 아주 중요한 일이다. 단군의 사상이며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인 동시에 교육이념이기도 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은 겨레의 백성이 서로 협력하고 단결하여 행복을 누리며, 나아가서는 전 인류 공영에 힘쓴다는 사상이다. 이는 21세기의 현대인들에게 외치는 최고의 이념이기도하다. 환웅(桓雄)이 바람을 다스리는 풍백(風伯), 비를 다스리는 우사(雨師), 구름을 다스리는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지상에 내려왔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환웅은 그들에게 동글 속에서 100일 동안 마늘과 쑥만 먹으며 햇빛을 보지 말라고 했다. 호랑이는 포기하고 돌아섰으나 곰은 끝가지 참고 견디어 환웅과 결혼하고 단군을 낳게 되었다. 이는 한민족이 은근과 끈기로 때를 기다리며 덕을 쌓아가는 정신을 상징한다. 호랑이와 싸워 이겨서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목적을 성취한 것이다. 대립하고 투쟁하여 이룩하는 발전이 아니라 화합하며 조화를 이루는 상생(相生)의 사상은 한국인의 원형으로 자리 잡아 왔다.


북한에서도 개천절을 기념하고 있다. 1993년에는 평양 근교에서 단군 유골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고 석재 피라미드 양식의 단군릉을 건축하였다. 그리고 단군 조선과 고구려의 적통이 김일성에게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의 영혼(靈魂)이 죽어있으면 짐승이나 다를 바 없다. 사람이라도 자기 조상을 모르고 조상의 역사와 전해 내려오는 문화를 모르면 짐승이나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해외에 나와 살면서 조국을 모르고 전통문화를 잊고 뉴질랜드 생활에 몰입하여 살아간다고 해서 완전한 뉴질랜드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혼을 지니고 120여 민족이 모여 다민족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뉴질랜드 사회에 동참해야만 참다운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지금 세계 럭비 월드컵 대회가 뉴질랜드에서 열리고 있지만 우리 한국 팀은 끼어있지 않고 있기에 우리는 소외되고 있다. 다른 뉴질랜드인들은 각자 자기의 모국 국기를 흔들며 응원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아무리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이 나라 제도에 익숙하게 도니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정체성이 없으면 이 나라 사회 구성원의 주축이 될 수 없는 일이다. 하나의 도구가 될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얼을 지키고 세계인들에게 전파할 일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 한민족에게 개천절은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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