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절개와 지조로 살아가는 삶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오늘은 조선시대의 정승이었던 “허조”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허조(許稠)는 고려때 말 경오년에 벼슬길에 올라 조선시대에 정승으로 좌의정이 되었습니다. 그는 고려때 공민왕(恭愍王) 18년인 1369년에서 조선때 세종(世宗) 21년인 1439년까지 살았습니다.
허조는 기질이 간소하고 엄숙하며 공평하고 청렴하였으며, 그는 부지런하고 매번 아침이면 관대를 차리고 바로 앉아서 온종일 게으른 기색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행동은 항상 나라의 일을 깊이 생각하고 개인적인 일에는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국정을 의논할 때는 자신의 신념을 지켜 다른 사람들에게 비위를 맞추어 주관이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좇아 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밤중에 허조가 책상 앞에 단정하게 앉아 있을 때, 집에 도둑이 들어 집안의 물건을 모두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는 졸지도 않으면서 마치 허수아비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도둑이 가버린지 오래 되어 집안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쫓아 갔으나 붙잡지 못하여 분통해 할 때, 그가 말하기를, “이것보다 더 심한 도둑이 마음 속에서 싸우고 있는데, 내가 어느 여가에 바깥에 있는 도둑을 걱정하리오” 하였습니다.
절개와 지조의 삶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꼭 세상과 발을 맞추어 갈 필요가 있나요? 우리의 보폭대로 우리의 호흡대로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늦게 간다고해서 재촉하는 사람이 우리 자신 말고 누가 있었던가요? 우리는 눈치를 보지 않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천천히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들이 욕심을 부린다고 뜻대로 살아지겠습니까? 서로 다른 삶의 방식들이 공존해가며 다양성이 존중될 때 만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고, 오클랜드 세상에서 우리가 서로 아름다운 동행인들로 함께 살아 갈 수 있지 않습니까? 저 쪽에 우리의 벗이 있으면서 이 쪽에 우리가 선 자리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서로 소중한 사람들로 서로가 가는 싶은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벗이 놓치고 간 것들을 뒤에서 거두고 추스리며 주어 가는 일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으며, 꼭 세상과 발을 맞추고 우리의 벗을 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불안해 하지 않고 욕심을 자제하면서 천천히 가는 것입니다.
옛 말에 “작은 부자는 부지런하면 누구나 될 수 있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하고 시기를 잘 타고 태어나도 불가항력적인 섭리(攝理)라는 법칙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 우리의 삶은 고통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選擇)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 자체가 삶을 떳떳하게 해주며 후회가 없는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면 경쟁의 등수때문에 삶 속에서 힘쓰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실패할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 때 끝나는 것입니다. 고통을 인정하고 고난을 통한 그 뜻을 알고, 새 힘을 얻어 “다시 나가자.”를 외치며 성실하게 땀 흘리는 사람은 정말로 격려의 박수를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존재를 잃어버리면 마음을 잃어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잃어버리면 자신을 잃는 것입니다. 자신을 잃어버리면 세상을 잃는 것이며, 세상을 잃어버리면 인생을 잃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목표는 일등만이 아니며, 우리가 편안함만을 누리는 것이 삶의 목표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고통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삶의 오계(五計)와 오멸(五滅)을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중국 송(宋)나라 때 학자(學者)인 “주신중(朱新仲)”이 인생오계론(人生五計論)을 들려 주었습니다. 오계(五計)를 통해 우리가 한 생애를 살아가며, 올해 2014년에는 5가지의 계획을 올바르게 세울 수 있는 것입니다.
1. 생계(生計)입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먹고 사는 것인지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2. 신계(身計)입니다. 우리의 건강을 위한 관리와 계획으로, 우리의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몸과 마음을 강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계획을 하는 것입니다. 3. 가계(家計)입니다. 가정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경제적인 문제와 자신의 신뢰와 정신적인 안정도 중요함으로, 부부관계, 부모와 자녀관계, 형제관계를 잘 맺어야 하는 것입니다. 4. 노계(老計)입니다. 노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이 들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건강관리와 어떻게 경제생활을 유지하며, 자녀와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는 계획입니다. 5. 사계(死計)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죽음 이후에 대한 바른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주신중(朱新仲)의 인생오계론(人生五計論)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면서, 조선중기에 전통적인 선비층을 중심으로 어떻게 해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느냐 하는 사계(死計) 문화가 번성하게 되었으며, 그래서 바로 “오멸(五滅)”이라는 노후철학(老後哲學)도 있었습니다.
첫째, 멸재(滅財)함으로, 삶에 미련을 잡아두는 재물을 극소화해야 죽음이 편안 해지는 것입니다. 둘째, 멸원(滅怨)함으로, 삶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끼친 크고 작은 원한을 풀어 버릴수록 죽음이 편안해지는 것입니다. 셋째, 멸채(滅債)함으로, 다른 사람에게 끼친 물질적 정신적 부채를 청산하는 일인 것입니다. 넷째, 멸정(滅情)함으로, 정든 사람과 정든 물건으로 부터 정(情)을 끝내야 죽음이 편안해집니다. 다섯째, 멸망(滅亡)함으로, 죽어서도 죽지 않고 산다는 것입니다. 멸망은 망(亡)하여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끊어지지 않게 한다는 것이며, 죽어도 산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우리의 전통제례문화의 바탕을 이루어 왔습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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