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세상이야기 : 이민생활에서 삶은 용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덕목입니다.
이곳 이민생활에서 우리의 삶은 용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민생활의 외관은 형편없이 볼품 없어 보입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일 속에서, 굽허진 허리, 희어진 머리가락, 벗어진 대머리, 주름진 피부와 눈꺼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우리의 오클랜드의 삶 속에는 다른 사람에게 향기를 나눠줄 수 있는 것은 덕목(Virtue)이 있기 때문입니다. 덕목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 가면서 쌓이는 것입니다.
사회생활 속에서 사랑이 인간관계를 구제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미움과 절망이 인간관계를 구제할 수도 있습니다. 이민생활의 연륜은 미움과 절망까지도 품을 수 있습니다. 성실하게 살게 되면, 이해도 지식도 사려분별력도 자신의 나이만큼 쌓이게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쌓여서 덕망이 있는 인품이 완성됩니다. 이민생활이란 우리가 사는 이민세상에 오직 우리의 이민생활 그 자체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 날의 만용조차도 원만해지고 다른 사람을 보는 눈이 따뜻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덕목을 갖추려면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견고한 자갈을 물리고 삶의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이민의 세월은 우리에게 성실한 것을 요구합니다. 잉여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시간이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노력 없이는 주어진 시간을 차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민생활에는 시간만은 두렵고 잔혹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고로 마음을 비우고. 미완성에 정말 감사하는 것입니다. 이민생활의 삶 속에는 물러설 때를 항상 염두에 두며 살아야 합니다. 어떤 자리와 장소에 연연해서는 안됩니다. 한 가지 일에만 집착함이란, 보이지 않는 일종의 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과 관계있는 어떤 조직에 너무 애착을 갖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애착은 바로 권한을 갖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하고 드디어 인간관계에 관여하게 만듭니다. 그 힘을 주위에 과시하려고 하게 됩니다. 오래 살게 되면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잃어버리는 것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 순수하게 잃어버림을 받아 들이라는 숭고한 충고입니다. 주변의 사람도, 재물도, 그리고 의욕도 자신을 떠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민생활의 숙명입니다. 우리는 조금씩 비우다가, 결국 어떤 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 세상을 떠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노인이라고 해서 위로 받기는 고사하고, 무시 되어 끝좌석에 버려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끝좌석에 앉으면 세상이 제대로 보인다고 합니다. 너무 젊은 나이에 많을 것을 얻으면 나이 들어 따분하고 무료하니, 천천히 사는 인생을 나무라지 말라는 것입니다. 완성함이 늦을수록 성취감은 숙성되어 그 맛이 그윽하고 기막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천천히 사는 삶에 미완성임을 다행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더욱이 감사하는 것입니다. 늦게됨은 곧 축복이 되며, 이민생활은 용서의 시기로 시작하게 됩니다. 노년과는 달리 체력도 기력도 아직 건재하여, 과거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상처준 사건이나 사람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추한 것과 비참한 곳에서도, 가치있는 참인생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것이 이민생활입니다. 여자든지, 남자든지,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외관이 아닌 그 사람의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정신, 혹은 존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좋은 것입니다.
우선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 받은 일인가. 자기 스스로 먹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노부모를 모셔 본 사람은 모두 알 것입니다. 너무 성급하지 않고,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커뮤니티의 조직은 그 어떤 사람이 없어도 변함없이 잘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이민생활에는 우리가 의식해야 할 것은, 내가 없어도 어느 한 사람이 곤란해 하지 않는다는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는 일인 것입니다. 만일 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비정하다고 생각될지는 모르지만, 그 누군가가 없어도 잘 돌아가고 있으므로 우리는 안심할 수 있고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