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설날을 맞아 축복 있기를 바란다.
어느덧 신묘년 한해도 소리 없이 저물어 갔고 임진년이 왔다. 세월이 날아가는 화살 같다는 표현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떻게 그렇게 실감나는지, 그 화살 잡을 길이 없고 쳐다 보기만해도 버겁다는 생각이 가끔 든단다.
비슷한 시기에 이민살이를 시작해, 서로 다른 동네에 사느라 강산이 한 번 변할 때쯤 얼굴을 보게 되는 친구야.
올해 임진년에는 그래도 서로 나이 들어가는 깜찍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단다. 나는 너에게서 긍정의 에너지를, 너는 나에게서 글쎄 무엇을 얻었을까 싶다만, 세월이 흘러도 오래 묵은 “장”처럼 은근하고 깊은 맛을 서로에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순수함의 절정이었던 시절에 만난 탓”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나.
늘 철학 서적을 끼고 다녔던 너는 골프광이 되었고, 전공과는 상관 없는 에세이와 그림을 좋아했던 나는 늦깍이 수채화아티스트로 변해 있구나.
한 해가 시작되면 늘 작심삼일이 되고 마는 계획들을 거창하게 세우곤 했는데, 언젠가부터는 그것도 시들해져 하루 하루 의미 있게 잘 사는 것이 일년을 잘 사는 것이라 여겨져, 바뀐 달력을 걸 때면 올해는 “모든 면에서 건강하게만 살자”고 이 약속 하나만 스스로에게 지키려 한단다.
이 약속이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생활의 끈을 느슨하게 쥐면 여기저기 건강하지 못한 징후들이 나타나는지라, 늘 건강이 꼭 필요한 약속이기도 하구나.
친구야, “좋은 벗”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데, 난 그 벗이 있으니 행운이라고 여겨진다. 네가 먼저 이민 갔을 때, 내가 선물한 고리타분하지만 귀한 책인 “논어” 중에 이런 말이 나오지.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새해는 이 구절을 자주 실천하며 기쁨과 즐거움을 늘 주변에 선사하는 사람들이 되자꾸나.
또한, 누군가처럼 보톡스를 안맞아도, 얼굴관리를 안해도, 주름 펴지는 명약인 “웃음”을 늘 달고 살자꾸나.
그렇지.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최고의 교육”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꾸나.
더 나아가 뉴질랜드 시민으로서, 오클랜드 한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잊지 말고 “이민의 역사”를 잘 써 내려가자꾸나.
날마다 새로운 날들이 되기를 빌며, 다이어트 없이 헬쓰클럽에서 Gym 건강운동으로, 수영과 스파, 사우나도 즐기며, 몸짱이 되기를 빌며 소식을 전하자꾸나.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