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보내는 마지막 시간에 우리 한인 부부들의 모습이 아름다워지게 하여 주소서.
주님. 아내와는 그렇게 약속했었습니다. 이제는 다 알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래도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아내가, 차가워진 겨울바람에 괜스레 투정을 부려보면서 한마디 말을 던져 보고 있습니다.
주님. 아련한 기억 속에 있는 약속을 듣고서는 사랑을 기다리다 지쳐 초라해진 모습인 것처럼 앙상한 가지로 변해 버렸습니다. 품위 있는 고상한 모피는 아니더라도 내 몸을 가릴 수 있는 수수한 체크무늬 겨울 코트 하나쯤 갖고 싶은 것은 아내의 욕심이 아니랍니다.
주님. 아내는 아파했던 것도 모자라서 한 겨울이 되었는데도 그것을 가릴 수 없는 벌거벗은 몸이 되어 이제는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혼자 방에 남아 있습니다.
주님. 겨울을 보내는 마지막 시간에 지난 날의 기억이 헝클어져 있고 내 자신 부터 먼저 나서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고 있습니다.
주님. 그렇게 어두운 방에 아무렇게나 기대어 있는 우리 영혼에 차가운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사랑이 나를 감싸주고 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그렇게 찾아왔습니다. 길가에 버려져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낙엽 같은 아내와 나에게 영혼 속에 있는 사랑을 보이며 오른손으로 붙잡아 주고 있습니다. 주님. 정말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요한일서1 : 3절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함이라"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