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의 메신저(Messenger)을 보내면 기적과 치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편지”에 대한 아련함이 있게 마련이다. 2년 가까이 가족과 떨어져 국방의 의무를 했던 그 시절에, 점호 전에 받은 한 통의 편지는 그 날의 피로를 싹 씻어주는 힘이 있었다. 가슴 절절히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따뜻한 글씨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줄 모르시던 아버지의 “수고한다”는 딱딱한 말투, 사랑한다는 말과 보고 싶다는 말만 끝없이 반복하던 연인의 마음을 담은 글, 군대에서 받아보는 편지는, 글 이상의 가치를 지녔었다.
요즘, 한국인 국내 라디오방송에서 DJ들이 “반가운 손편지네요.” “오랜만에 손편지가 왔네요.”라고 하는 말들을 자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예전엔 사연을 보낼 때 예쁜 엽서를 골라 좋아하는 신청곡을 적어 글씨를 예쁘게 쓰려고 노력하지 않았던가. 지금은 손으로 쓴 편지가 “반가운 존재”가 되었다. 이메일과 문자메세지가 더 편리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동네마다 있던 우체통이 기억에서 가물가물 할 정도가 되었다.
희소성이 생겨서일까. 연인들 사이에 러브레터가 하나의 “이벤트”가 될 것 같다. 1분도 안 걸리는 “이모티콘”(Emotion과 Icon의 합성어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기호)을 보내는 대신, 마음에 드는 편지지와 질감 좋은 펜으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쓸까 가슴 떨리게 고민하고, 손으로 한 글자씩 적어낸 연인의 편지는 군대시절, 뜨거운 가슴으로 받았던 기억을 떠 올릴 수 있었다.
휴대폰 문자나 이메일보다 “손으로 쓴 편지”가 사랑을 상대방에게 전하는 진정한 메신저라고 말하고 싶다. 정성이 많이 깃들어져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랑하는 마음을 “이모티콘”만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연인에게 다양한 러브레터를 보냈다. “위인들의 연애편지”라는 가상의 책을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사랑 앞에서는 영웅도, 위인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나는 단 하루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오. 단 하룻밤도 당신을 포옹하지 않고 잠든 적이 없소. 군대의 선두에서 지휘할 때에도, 중대를 사열하고 있을 때에도, 내 사랑 조세핀은 내 가슴 속에 홀로 서서 내 생각을 독차지하고 내 마음을 채우고 있지.” 이것은 1788년 “나폴레옹”이 아내 “조세핀”에게 보낸 러브레터의 한 부분이다. 아내를 향한 절절한(Word By Word) 마음이 다 드러나 있음을 볼 수 있다.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가 1904년 사랑했던 “노라 바너클”에게 러브레터를 보냈다. “난 지금 바로 들어왔어. 언제나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바보 같아.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어.”
“프란츠 카프카”는 연인 “펠리스 바워”에게 러브레터를 보냈다. “사랑하는 당신.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토록 나를 괴롭히는 거지? 오늘도 편지가 없군. 내 마음을 아프게 하다니. 당신은 내가 싫증이 난 걸까?” 위인들도 우리처럼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남몰래 마음 아파했으며, 사랑의 밀어를 속삭였다.
우리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만 사랑의 편지를 쓰는 것이라고 외면하며 살진 않았는지? 오늘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마음을 담은 간절하고(Earnest), 절실하며(Real), 진실한(Sincere), 편지를 써 보는 것은 어떨까? “백 송이의 장미꽃보다 소중한 당신의 마음을 받았음에 그녀는 <신바람 나서> (In high spirits) 덩실덩실 기뻐할 것이다. (Jumped with joy)” 여기에는 그 사랑 속에 기적(Miracle)과 치유(Healing)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