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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의 심리학

by H.J.PARK posted Oct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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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에서 번의 루비콘 강을 건너게 된다고 합니다. 직장을 구하고, 대학에 진학하고, 배우자를 만나고, 부모가 되는 , 모든 일들이 우리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우리가 이민을 결정하고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 땅에 발을 내린 것도 다름 아닌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라 있습니다.

루비콘 (Rubicon River) 이탈리아 북부에 있다는 작은 강의 이름입니다. 서양에서는 이를 인생에 있어서 전환이 되는 사건이나 계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비유해서 사용해왔습니다. 표현은 고대 로마 공화정시대에 율리어스 카이사르 (줄리어스 시저) 군사를 이끌고 루비콘  강을 건너서 로마를 통치하게 데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당시 로마법에는 지방의 총독들이 군사와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에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말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 강을 건너 공화정 체제를 정복하고 강력한 로마제국을 세우게 되었다지요.

이러한 유래로부터, ‘루비콘 강을 건너다라는 말은 이제 돌이킬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니 끝까지 밀고 나갈 밖에 없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국 돌아갈 없는 강을 건넜다는 말이지요. 다른 나라로 이주하여 사는 것도 결국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라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우리들은 이민이라는 루비콘 강을 건너 어떠한 현실 속에 살고 있는가요?

한때 한국에서는 이민병이라는 단어가 유행하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민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지요. 이민병은 사람들이 한번 해외 이주를 생각하게 되면 마음을 쉽게 접지 못하게 되는 심리적 상황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주하려는 나라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소망이 앞을 가로막아 이민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향후 예상되는 어려움이나 도전에 대해 많은 주의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이지만 말입니다.  

저는 이민과 관련된 우리의 심리 상태를 루비콘 격언을 통해 이해하려고 합니다. 우리 일부는 어느날 뉴질랜드라는 나라가 마음에 자리를 잡아 이상 떨쳐버릴 없는 상태가 되어 이민을 오게 되지는 않았을까요? 만약 우리의 이민이 철저한 사전 계획과 준비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마음의 루비콘 강을 건넌 것처럼 섣부른 결정에 의한 것이라면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되었을까요? 우리의 루비콘 강이 뉴질랜드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나 영어권 교육에 대한 기대 등으로만 생긴 것이라면 우리의 이민 현실은 처음의 기대와는 다를 밖에 없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우리의 현실은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 일부는 다른 루비콘 강을 건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순간은 우리가 뉴질랜드에 산다는 , 뉴질랜드의 일부분으로 기억되어 진다는 것에는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 자신들이 가끔은 테나 코우토우 카투아’ (마오리 인삿말) 해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하겠지요. 언젠가 한인 청년들 중에 누군가가 올블랙 (뉴질랜드 럭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우리 교민 사회를 뿌뜻하게 해줄 날을 기대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그저 하나만의 작은 바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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