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까운 곳의 행복을 찾아라.
이제 살아온 날보다는 남은 날이 적은 나이가 되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보게 된다. 아마도 행복이라는 무지개를 좇아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다.
사전에 찾아보니 행복이란 “만족스러운 상태”라고 쓰여있다. 다른 말로 바꾸면 “근심이나 걱정이 없고 편안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경기이면 더욱 그렇다. 남은 생애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남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책도 읽어보며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용서하고 잊어버리자.
내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은 잊어 버리는 것이 좋다. 손해보고 상처 받은 일들은 세월이 지나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가끔 생각나면 마치 어제 일 같아 피가 솟구치고 가슴이 뛴다. 내가 이런 옛 생각에 밤잠을 설칠 때, 내게 손해를 끼치고 상처를 주었던 이들은 진작에 그 일들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잘 자고 있을 것이다. 결국 나만 지금도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용서하고 잊는 것이 최선이다. 그들을 용서하고 잊으며 혹은 살아오며 내가 상처를 주었던 이들도 나를 용서하고 잊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나를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뉴질랜드에 이민오지 말았어야 할 것을, 그때 그 일에 손을 대지 말았어야 할 것을, 이 인간에게 시집을 오지 말고 그 사람과 결혼했었더라면, 등등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 살아오며 저지른 나의 실수를 용서하고 잊어야 한다.
2. 비교하지 말자.
세상 살아가는 것이 모두 상대적이다. 이 세상에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나를 보고 부러워한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고, 늘 나보다 나은 사람만 바라보며 살면 결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다. 남의 집 아이는 좋은 대학에 들어 갔는데, 옆집 남편은 연봉이 7만불 이상 또는 한달 돈벌이가 6천불 이상 넘는다는데, 등등의 생각은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사업체가 하나인 사람은 한가지 걱정만하면 그만이지만 여기 저기 벌여 놓은 사람은 그 수만큼 걱정을 하게 마련이다. 박봉에 시달리는 내가 1,000-2,000불이 모자라 걱정을 한다. 부자는 10,000-20,000불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클랜드 저녁 Cockle Bay 바닷가에서 공짜로 바라보는 일몰이나 호화판 남태평양 섬여행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일몰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디서 바라보느냐”가 보다는, “누구와 함께 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3. 과감히 버리자.
쓰지 않는 물건은 버려야 한다. 벽장 안에 걸려 있는 입지 않는 옷들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며 살이 쪄 더 이상 맞지 않는 옷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에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 아이들과 함께 살며 늘어났던 살림들은 자녀들이 모두 성장해서 자립한 지금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치우고 버리면 공간도 넓혀져 편안해 질 수 있다.
4. 오늘 하고 싶은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행복이란, 찾아서 어디에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다. 오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제의 추억과 내일의 기대만이 있을 뿐이다. 보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오늘 찾아보고 사먹도록 하자. 누가 아는가, 혹시 나에게 내일이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내가 행복해야 내 가족이 행복해지고 이웃이 행복해 질 수 있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주위 사람들에게 관대하며 아량을 베풀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둥둥 떠 다녀도 컵이 없으면 못 마신다고 했던가. 행복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둥둥 떠 다니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클랜드 주변엔 “행복의 기회”가 수도 없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수채화아티스트/기도에세이스트/칼럼니스트 제임스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