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 & 데니엘 (Sexiest Men in the world)
“데니 데니, 달려라 달려 go go! Kick Kick(걷어차버려)!
Hithim Hithim(때려높혀)! Welldone good job! good boy. good boy“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남자가 있었다. 목에 핏대를 세워가지고 마~악 침까지 튀겨가면서,
주먹을 내지르고 응원을 보내던 그 서양인 중년 아저씨!!
그이 덕분에 옆에 서있던 난 귀청이 떨어질 뻔 하였다. 다행히도 고막이 안터진 게
운이 좋았지…….
어느 7월 겨울날, 그날은 오클랜드에서 가장 추운 겨울날씨였다. 그때 East Coast Bay
대표팀과 핸더슨시의 대표팀의 럭비시합 결승 전날 이었다.
털모자를 덮어쓰고 두꺼운 점퍼를 입은 키위들이 빽빽히 응원을 나왔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다.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에 경기장의 많은 인파로 독한 추위는 저 멀리 달아난 것 같았다.
“당신이 피 터지게 응원해 주는 저 10번 선수가 바로 이 몸의 셋째 아들이요….알기나
알간..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저…잘생긴 선수의 모친이 바로 나야 나 나란 말이야”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사실은 속으로만 나 홀로 독백을 삼키고 있었다.
“아니 뭐요? 이 쬐그만 동양 여자가 저 10번 선수의 모친이란 말이오?”
웬지 그 서양아저씨는 이렇게 말할 것 같아서 말이다.
평상시엔 늘….말이 없고 순하디 순한 순둥이 녀석인데 경기를 할 땐 어쩜 저리도 날쌘
호랑이처럼 돌변할까?
그는 중학교때부터 럭비를 시작하여 고등학교, 대학교까지도 오랫동안 선수로 뛰었다.
특히 랑기토 토 고등학교때는 최고 강팀인 “First fifteen”의 한 멤버로 이름을 날리면서
여학생들의 우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총알처럼 빠른 그의 특기로 주로 Winger 포지션
(날개)으로 뛴다. 옛날에 나의 눈에 비친 이 운동은 야만스럽고, 격렬하고, 위험한 운동으로
생각한 적이 많았다.
프로 럭비선수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몸의 신체 구조가 목이 굵고,자라목 같이 짧으면서,
어깨와 상체가 바위덩어리 같이 강한 통뼈(?)를 갖춘….. 뭐 이런 구비 조건이 바쳐줘야
한다고 한다. 물론 피나는 노력과 훈련은 말할것도 없지만 말이다.
“오호… 통제라! 내 탓이로다…. 서양인에 비교하면 왜소한 이 모친을 둔 죄로 녀석은
아마추어 선수로 은퇴 했어야만 했던고….. 그렇지 않았음 지금쯤 올블랙스 프로선수로
뛰었을텐데….”
시합이 끝나고 나면 유니폼과 신발은 진흙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덕지덕지 달라붙은 진흙 덩어리는 왕솔로 빡빡 긁어대야만이 겨우 손빨래를 할 수 있다.
미끄럼을 방지해 주는 신발 밑바닥의 쇠붙이 혹에는 범벅이 된 진흙을 떼기가 아주 힘들다.
얼마나 많은 세월 빨래 뒤 치다꺼리 하느라 보냈던고….
여기저기 다친 얼굴은 또 어떻고…. 밤팅이 만큼 눈가엔 팅팅 부어 오르고, 다리는
절뚝절뚝.. 무릅은 다까지고, 오만데가 다쳐서 오니 안쓰러워서 볼 수가 없다.
럭비는 워낙 몸싸움이 심한 격렬한 운동이라 어느 부모라도 당신 아들이 지금 경기장에서
뛰고 있다면 온전히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볼 여유는 없으리라…..
10여년이 넘도록 럭비를 했건만, 아들의 경기를 구경간 날은 거의 손꼽을 정도다.
다 끝나고 올 때 쯤이나 얼음찜질을 하는 아들에게 너의 팀이 이겻니? 졌니? 어디 많이
다치지는 않았니? 병원에 가야 하니? 묻곧 하였다.
2011년9월부터 10월까지 전세계 수억명의 시청자들의 눈이 뉴질랜드로 향하고 있다.
럭비월드컵이 특히 같은 도시에서 두번 열리기란 우리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라고 한다.
럭비는 뉴질랜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가 스포츠로서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에 이어
세번째로 큰 국제적인 스포츠다.
럭비월드컵은 4년에 한번씩 열리는데 올블랙스팀은 1987년 첫 대회때 프랑스를 꺽고
초대 챔피언이 되었고, 지금도 세계에서 최강팀의 하나로 유명하다.
All Blacks(올블랙스)란 뉴질랜드 국가대표 럭비팀의 이름인데 검은색의 유니폼에 은색
고사리 잎파리가 왼쪽 가슴 상단에 그려져 있다.
지금 뉴질랜드 거리에는 많은 차량마다 올블랙스 깃발을 꽂고 달린다. '펄럭펄럭'
또 어느집에는 창문이나 대문에 깃발을 달아놓기도 하고 또 어떤집에는 담장에다 수십개의
깃발을 꽂아 놓았다.
모처럼 난 애국자(?)노릇 한다고 깃발을 사러 가게에 나가 보았는데, 이미 완전히 동이 나
버렸기에 단 한장도 살수가 없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온 뉴질랜드 국민의 소원이 올블랙스
깃발에 고스란히 담겨져 잇음을 실감할 수 있다.
올블랙스팀에 선발된 선수는 엄청난 명예와,부,프라이드,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원래 럭비란 스포츠나 그에 속한 선수도 무관심하였던 본인인데 어느날 아들 ‘데니’
덕분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아들은 2011년 럭비월드컵전에 10번 선수로 뛰고 있는 데니엘 카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원래 영어 이름은 데니엘 카터! 약자로는 덴, 혹은 데니 라고도 부르는데 같은 동일인 이름이다.
“엄마! 럭비 세계에서 데니엘이 엄청 인기가 많아요. 그가 Kicking 할땐 완전 환상입니다.
그 유명한 데니엘하고 얼마 전에 럭비 한 게임 했단 말이예요.”
“오…그래 굉장히 재미있었겠구나. 그래 너의 팀하고 했단 말이야? 그럼 그 선수 얼굴 자세히
봤겠네. 너도 그에게 럭비공 날려 봤어? 그래 그가 너를 알아보던?”
“에이…내가 데니엘하고 시합했다는 것이 아니고요. 나랑 제일 친한 친구 매슈 있잖아요.
그 매슈가 데니엘하고 한 게임 붙었단 말이라니까요. 난 응원만 했다니까요?”
“오…그러니까 너는 데니엘하고는 한번도 시합해 본적이 없다 그 말씀인가요?”
그 뒤로 아들은 데니엘 선수 얘기가 나올때면 그 친구 매슈가 한번 시합 했다는 것을 종종
자랑하며 써 먹는다.
그 이후부터 데니엘카터 기사를 스크렙하고 열심히 읽어보는 나의 습관이 생겼다.
l Danial Carter (Dan Cater)
-. Position ; First Five Eighths
-.Tests ; 83
-.Born ; 5 March 1982 (29세) Canterbury(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도시이름)
-.키,몸무게 ; 178Cm, 93Kg
“Dan Carter is the ‘World’s most gifted ruby player” and a Hero in southbridge……”
– 어느 언론사에 실린 글이다.
2003년 그가 21세때 이미 그는 올블랙스 럭비팀에서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고 그의
고향에선 완전 영웅이 되었다.
그당시 영국의 최강팀에서 유명한 Jonny Wilkinson 선수를 대적하고 뉴질랜드 올블랙팀을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귀하신 몸이 되어서 아무나 쉽게 만날수도 없으니까 그대신 그의 아버지 Neville 과
엄마 Bev 이 인터뷰에 불려 다니기 바쁘단다.
타카푸나로 운전을 하다보면 어느 쇼핑 센터 빌딩에 걸려 있는 커다란 그의 사진이 눈길이
꽂힌다.
그 사진은, 어느 유명 메이커의 남성용 빤쓰 모델로도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다.
남성미 넘치는 王 자 상태 누드 모습에, 아래는 허리 고무줄 부문에 뭐라고 글자가
박혀 있고, 남성의 중요 부분엔 불룩한 볼륨이 들어가 잇는 빤쓰를 입고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다.
그의 유명세 덕분으로 그 회사는 많은 매출을 올린다고 하는데…. 우리 아들도 그 제품을
사 입었다.
“The last perfect man…..” 그 빤쓰를 자랑하기 위해서 엉덩이가 짧은 바지를 힙에
걸쳐 입는고로 그 고무줄 부문에 새긴 글자가 살짝 살짝 보이게 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라고 한다.
같이 럭비 시합을 한 적은 없지만 나의 상상의 날개를 달고 아들 데니와 데니얼을 엮어서 짜집기 해본다.
데니와 데니얼은 이름도 비슷하고, 나이도 비슷하고, 키도 비슷하고, 몸무게도 비슷하고,경기시 포지션도 비슷하고 순둥이 같은 착한 성품도 비슷하고……. 물론 잘생긴 얼굴도 비슷하고 아니
얼굴은 우리 아들이 조금 더 핸섬한 것 같다(?) 후후......
지금은 올블랙 선수로 100번 이상 최장기간 뛰고 있는 리치 멕코우가 캪틴이지만 그 다음에
데니엘 카터가 캪틴이 될 것만 같다.
그가 조금만 부상을 당했다는 기사를 읽기만 해도 걱정이 된다.
그에게 예쁜 애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언제부터인가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Us Cable Channel E’ 에서 설문 조사한 바로는 데니엘 카터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Sexiest men in the world’ 로 뽑혔다.
(적어도, 나의 눈에는 이 어찌 반대가 있으리오!)
< 2 October 2011 >
"Day of Heartbreak"
"Dan Carter's Rugby World Cup is Over......."
"His Canterbury home town has another earthquake"
"Mum's tears for home town hero"
"It's sad, we miss you Dan ----- go All Black"
"It's a tragic - Highly talented Dan Carter"
"Can All Blacks win the cup without Dan carter?
헤랄드 신문에 연일 제1면 Top 기사로 난 글이다.
"뭐라꼬? 데니엘에게 무슨 문제가 났다고?
무심코 운전하던 중에 황급히 흘러나오는 데니얼의 뉴스다.
뭔가 그에게 좋지 않은 징조가 나타난 모양이다. 그다 다쳤단다.
그가 커다란 고구마 같이 생긴 럭비공을 꼴대 사이로 높이높이 힘차게 차 올릴때 마다
관중들의 환호소리와 함께 3점이 올라가곤 하였는데......
앞으로 중요한 준결승과 결승이 남아 있는데..... 어쩌나
럭비의 규칙을 모르는 내가 봐도 그가 공을 차는 기술은 신들린 사람처럼 완전 환상이다.
그런고로 그의 다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하필 Groin injury(사타구니) 부상이라서 데니엘이
빠진 올를랙스팀이 과연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뉴질랜드의 온 국민은 너나 할 것 없이 큰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2011년 럭비월드컵 승리를 눈앞에 두고 그의 능력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어느 선수라도 럭비경기중에 부상이나 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지금처럼 중요한 때에
데니얼의 다리부상은 엄청난 손실이 아닐수 없다.
마치 우리 아들이 다친것 처럼 마음이 아파온다.
"OH, dear Daniel !! Sexiest men in the world ...
데니엘은 "나" 라는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데 내가 데니엘의 모친이라도 된 양 .......
아니 평소에 데니얼과 내가 엄청 엄청 친한 사인것 처럼 안타깝기 그지 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