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보증금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받았는데도 집주인이 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보증금반환소송은 판결문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판결을 근거로 집주인의 재산에서 실제로 돈을 받아 내는 집행 단계까지 가야 마무리됩니다. 판결은 권리가 있다는 확인일 뿐이고, 집주인이 스스로 지급하지 않으면 세입자가 다시 법원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이 글은 판결 이후에 밟게 되는 절차를 순서대로 설명합니다.
집행을 시작하려면 서류부터 갖추어야 합니다. 판결문에 집행할 수 있다는 뜻을 덧붙인 집행문을 받고, 판결이 상대에게 전달되었다는 증명과 확정되었다는 증명을 함께 발급받습니다. 판결에 가집행을 허용하는 문구가 있다면 상대가 항소하더라도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집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서류들은 판결을 내린 법원에서 신청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집주인의 재산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세입자가 살던 그 집의 등기부입니다. 집주인 이름으로 된 다른 부동산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알 수 있는 재산이 없다면 법원에 재산 명시를 신청해 집주인이 직접 재산 목록을 제출하게 할 수 있고, 그래도 부족하면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 집주인 명의의 재산을 조회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은 살던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것입니다. 세입자가 판결에 근거해 그 집에 대한 강제 경매를 신청하면 법원이 절차를 개시하고, 집을 감정한 뒤 매각 기일을 정해 입찰을 받습니다. 낙찰자가 대금을 내면 그 돈을 권리의 순서에 따라 나누어 주는 배당이 이루어집니다. 세입자는 전입과 확정일자를 갖추고 있었다면 그 날짜를 기준으로 한 순위에 따라 배당을 받습니다.
경매를 신청하기 전에 예상 배당액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세입자보다 앞선 날짜의 근저당이 있거나 집주인이 내지 않은 세금이 있다면 그 금액이 먼저 빠져나갑니다. 집의 시세에서 경매로 팔릴 때의 하락분과 앞선 권리의 금액을 빼고 나면 세입자에게 돌아올 돈이 얼마인지 대략 계산할 수 있습니다.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면 그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것보다 다른 재산을 찾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경매는 시간이 걸리는 절차입니다. 입찰자가 없으면 가격을 낮추어 다시 매각 기일을 잡고, 이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세입자는 절차의 진행을 통지받으며 기다려야 합니다. 이미 이사를 나온 세입자라면 임차권등기가 되어 있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 없이 전입을 옮겼다면 순위를 잃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입자가 직접 그 집을 낙찰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받을 보증금이 있는 세입자는 낙찰 대금을 낼 때 자신이 배당받을 금액만큼을 빼고 나머지만 내겠다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입찰자가 나서지 않아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집이라면, 집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증금을 대신 회수하는 선택을 검토할 만합니다. 다만 앞선 권리가 있으면 그 금액은 현금으로 내야 하므로 미리 계산이 필요합니다.
집 말고 다른 재산에 대한 집행도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예금 계좌나 급여, 다른 세입자로부터 받을 월세 같은 채권을 압류하고 세입자가 직접 받아 가도록 하는 명령을 신청하는 방법입니다. 어느 금융기관에 계좌가 있는지 모르더라도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다른 부동산이나 자동차도 경매의 대상이 됩니다.
집주인이 재산을 빼돌린 흔적이 있다면 대응 수단이 있습니다. 소송 무렵에 집이나 다른 재산을 가족 이름으로 넘겼다면 그 거래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낼 수 있고, 이 소송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판결 뒤에도 일정한 기간 돈을 갚지 않는 집주인은 법원의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올려 달라고 신청할 수 있으며, 이는 금융 거래에 불이익을 주어 지급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돈을 받는 날까지 이자는 계속 붙습니다. 판결에는 보증금 원금과 함께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으므로, 집행할 때는 그날까지의 이자를 계산해 청구합니다. 경매 신청 비용이나 압류 비용처럼 집행에 든 비용도 집행 절차 안에서 우선해서 돌려받을 수 있으니 영수증을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집주인이 사망했거나 집을 팔아 버린 경우에도 길이 있습니다. 집주인이 사망했다면 상속인을 상대로 집행할 수 있도록 승계 집행문을 받아 절차를 이어 갑니다. 집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면, 세입자가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던 경우 새 집주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이어받으므로 그 사람을 상대로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판결로 확정된 권리도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법에서 정한 기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할 수 있으므로, 집주인에게 재산이 없어 당장 회수하지 못하더라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압류를 하거나 다시 소송을 내어 시효를 이어 가야 합니다. 집주인의 형편은 달라질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재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증금반환소송을 시작할 때부터 집행을 염두에 두면 회수가 빨라집니다. 소송 전에 집주인의 재산에 가압류를 해 두면 판결 뒤 그 재산에서 바로 집행할 수 있고, 소송 중에 등기부의 변동을 살피면 재산을 빼돌리는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판결문은 출발선이고, 돈이 통장에 들어와야 사건이 끝난다는 점을 처음부터 계획에 넣어야 합니다.
집행 단계는 서류와 기한의 연속이어서 지치기 쉽지만, 순서를 알고 있으면 하나씩 처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재산이 있고 그 재산에 누가 먼저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2026.10.04 19:18
보증금반환소송 판결 이후의 집행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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