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사건에서 형량을 예측하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얼마를 편취했느냐입니다. 사기죄형량은 다른 어떤 죄보다 피해 금액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지고, 그 피해가 얼마나 회복되었느냐에 따라 도착점이 달라집니다. 같은 수법이라도 액수가 법에서 정한 기준을 넘으면 적용되는 법률 자체가 바뀌고, 반대로 재판 전에 피해가 모두 회복되면 실형이 집행유예로 바뀌는 일도 흔합니다. 이 글은 피해액이 어떻게 계산되고 회복이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집중합니다.
먼저 피해액의 산정 방식을 이해해야 합니다. 법원이 보는 편취액은 피해자가 실제로 잃은 돈이 아니라 피고인이 속여서 받아 낸 돈의 총액입니다. 그래서 일부를 돌려주었거나 담보를 제공했더라도 처음 받아 낸 금액 전체가 편취액으로 잡히고, 돌려준 부분은 피해 회복이라는 별도의 양형 사정으로 반영됩니다. 이 구조를 모르면 돌려준 돈만큼 편취액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가 예상보다 무거운 기준을 적용받게 됩니다.
여러 사람에게서 여러 차례 돈을 받은 경우에는 합산 여부가 문제 됩니다. 하나의 계획 아래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 경우에는 전체를 하나의 죄로 묶어 금액을 합산하고, 피해자가 다르면 원칙적으로 피해자별로 나누어 봅니다. 합산되면 특별법의 무거운 기준으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사건이 어떤 단위로 묶이는지는 수사 초기부터 다투어야 하는 쟁점입니다.
편취액에서 무엇을 뺄 수 있는지도 자주 다투어집니다. 거래의 일부가 실제로 이행되어 피해자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은 경우, 투자 명목으로 받은 돈 중 일부를 수익금으로 돌려준 경우, 담보로 제공한 재산이 있는 경우에 그 가치를 편취액에서 제외할 것인지가 문제 됩니다. 원칙적으로는 속여서 받은 돈 전체가 기준이지만, 처음부터 정상적인 거래 부분과 속인 부분이 나뉘어 있었다면 속인 부분만 편취액으로 보는 경우도 있으므로 거래 내역을 항목별로 정리해 제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액과 함께 법원이 보는 것은 속인 방법의 질입니다. 조직적으로 역할을 나누어 다수를 상대로 한 사기,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계획한 사기, 피해자의 신뢰 관계나 약점을 이용한 사기는 같은 금액이라도 무겁게 봅니다. 반대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경우처럼 처음부터 속일 뜻이 분명하지 않았던 사정은 형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검토됩니다.
이제 회복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피해 회복은 실무에서 형량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사정입니다. 전액을 돌려주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경우가 가장 유리하고, 일부만 돌려준 경우에는 그 비율과 나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반영됩니다. 피해자가 여럿이면 일부와만 합의한 것으로는 부족하고,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의 피해액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에는 공탁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법원에 배상금을 맡겨 두는 것인데, 피해자의 뜻과 무관하게 이루어지므로 합의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정으로는 반영됩니다. 다만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면 그 사정 역시 기록에 남으므로, 공탁 전에 피해자에게 진지하게 합의를 시도한 흔적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회복의 시점도 중요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이미 돌려준 경우, 기소 뒤 첫 재판 전에 돌려준 경우, 판결 직전에 돌려준 경우는 같은 금액이라도 평가가 다릅니다. 빠를수록 진정성이 인정되고, 늦을수록 형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보입니다. 돈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일부라도 먼저 돌려주고 나머지의 변제 계획을 문서로 남기는 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습니다.
피해자 쪽에서도 알아 두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형사 합의금은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개로 다루어질 수 있으므로 합의서에 어느 범위까지 정리하는지 분명히 적어야 하고, 합의 뒤 남은 손해가 있다면 민사로 청구할 수 있는지 문구로 확인해야 합니다. 형사 재판에서 배상을 명해 달라고 신청하는 제도도 있으니 별도의 소송 없이 회복받는 길을 검토할 만합니다.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나머지 사정만으로 형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초범인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지, 가담 정도가 낮은지, 취득한 이익이 적은지 같은 사정이 있지만, 피해액이 크고 회복이 없다면 이런 사정은 보조적으로만 작용합니다. 그래서 사기죄형량을 실질적으로 낮추고 싶다면 재판 전략보다 먼저 변제 자원을 어디서 마련할지 계획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형 외에 따라오는 금전적 부담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범죄로 얻은 이익은 몰수나 추징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는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배상과 별개로 국가에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정된 자원이 있다면 피해자에게 먼저 돌려주는 쪽이 형량에도 유리하고 이중 부담을 줄이는 길이 됩니다. 벌금형이 함께 선고되는 경우도 있으니 변제 계획을 세울 때 이런 부담까지 포함해 현실적으로 짜야 합니다.
사기 사건은 돈의 문제로 시작해 돈의 문제로 끝납니다. 얼마를 받아 냈다고 산정되는지, 그중 얼마를 언제 어떻게 돌려주었는지가 형량의 대부분을 설명합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속일 뜻이 없었다는 점을 다투되, 그와 별개로 피해 회복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결과를 지키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