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재판에서 검사는 어떤 행위를 문제 삼는지를 분명하게 특정해 기소해야 한다. 성범죄전문변호사는 이 공소사실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가 방어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본다. 무엇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가 흐릿하면, 피고인은 무엇에 대해 방어해야 할지조차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지키기 위한 장치다. 다투어야 할 대상이 분명해야 그에 맞추어 반박하고 증거를 갖출 수 있다. 만약 언제 있었던 일인지, 어떤 방식이었는지가 두루뭉술하게만 적혀 있으면, 피고인은 막연한 혐의 전체를 상대로 방어해야 하는 부당한 처지에 놓인다.
다만 성범죄 사건에서는 이 특정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오래전의 일이거나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되는 경우, 정확한 시기나 횟수를 특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생긴다. 이런 경우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특정된 것으로 볼지를 두고 판단이 갈린다. 그래서 특정이 충분한지 여부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되곤 한다.
특정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무엇을 심판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공소사실이 방어가 가능할 만큼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된 행위가 하나의 죄로 묶여 다루어지는 경우에는 특정의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개별 행위를 하나하나 특정하기 어려운 대신, 전체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특정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때 그 범위와 방식이 방어권을 해치지 않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묶는 방식에 따라 방어의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특정을 다투는 것은 단순히 형식을 문제 삼는 일이 아니다. 방어의 대상을 분명히 함으로써 부당하게 넓은 혐의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방어의 한 축이다. 그래서 사건 초기에 공소사실의 짜임을 세밀히 검토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을 다투는지가 분명해져야 그다음의 방어도 방향을 잡는다. 특정을 짚는 일은 그래서 방어 전체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특정의 문제는 재판이 진행되는 방식과도 이어진다. 다투는 대상이 분명해야 증거를 조사하는 순서와 범위도 또렷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특정이 흐릿한 채로 재판이 흘러가면, 나중에 무엇을 근거로 유죄가 인정되었는지조차 불분명해져 방어가 뿌리부터 흔들린다. 그래서 특정을 짚는 일은 재판 전체의 뼈대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기도 하다.
특정을 살피는 일은 사건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검사가 무엇을 어떤 근거로 주장하는지가 또렷해지면, 그 주장의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도 함께 드러난다. 그래서 공소사실을 꼼꼼히 뜯어보는 것은 단지 형식을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어의 전략을 세우는 밑바탕이 된다. 무엇을 다투고 무엇을 인정할지의 판단도 여기서 시작된다.
공소사실이 충분히 특정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성범죄전문변호사와 공소장의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 보는 것이 좋다. 어느 부분이 모호한지, 그 모호함이 방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면 대응의 방향이 분명해진다.
특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 그 내용을 보완하거나 다듬는 과정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특정을 다투는 것은 단순히 흠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가 무엇을 어떻게 주장하는지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도록 만드는 의미도 있다. 다투는 대상이 또렷해질수록 방어의 초점도 함께 선명해진다.
무엇을 문제 삼는지가 분명해지면 그에 맞추어 반박할 자료를 준비할 수 있다. 그 시각에 어디에 있었는지, 주장된 상황과 어긋나는 정황은 없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투는 대상이 흐릿한 채로 재판이 진행되면, 방어하는 쪽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결국 방어는 무엇을 방어할지를 아는 데서 시작한다. 공소사실의 특정을 살피는 일이 그 첫걸음이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