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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은 임차인에게 가장 절박한 부동산 분쟁이다. 새 집 잔금 일정은 다가오는데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면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장면이 전형적이다. 이때 순서를 잘못 밟으면 받을 돈을 두고도 오래 고생하게 되므로, 절차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변호사 상담에서 다루는 사건 중 가장 생활에 밀착된 유형이기도 하다.
먼저 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간 만료로 끝내려면 만료 전 법이 정한 기간 안에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지가 있어야 하고, 통지 없이 기간이 지나면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종료를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통지는 문자나 통화 녹음으로도 가능하지만, 분쟁이 예상되면 내용증명으로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하다.
계약 종료 후에도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면 가장 먼저 챙길 것이 임차권등기명령이다.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이사를 가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져 순위가 무너질 수 있는데, 임차권등기를 마쳐 두면 이사하고 전입을 옮겨도 기존의 지위가 유지된다. 법원에 신청하면 등기까지 통상 몇 주가 걸리므로, 이사 일정이 잡혔다면 서둘러 신청하고 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에 짐을 빼야 한다.
보증금 반환과 집 인도는 동시이행 관계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집을 넘겨주지 않고 버틸 권리가 있고, 반대로 집을 비워 주지 않으면서 지연이자까지 다 받겠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 이사를 나가면서 열쇠를 넘겼는지, 인도가 언제 이루어졌는지가 이자 계산의 기준점이 되므로 인도 시점의 증거를 남겨 두는 것이 좋다.
독촉 단계에서는 내용증명이 기본 도구다. 계약 종료 사실과 반환할 보증금 액수, 입금 계좌와 기한을 적어 보내는데, 기한은 통상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로 정해 상대가 움직일 시간을 주되 무한정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이렇게 남긴 통지는 임대인에게 심리적 압박이 될 뿐 아니라, 이후 소송에서 청구 경위를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이 단계에서 해결되는 사건도 적지 않다.
그래도 반환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로 넘어간다. 다툼의 여지가 없는 사건이라면 지급명령이 빠르다. 서류만으로 심사해 몇 주 안에 명령이 나오고, 상대가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되어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임대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소송으로 전환되지만, 처음부터 다툴 것이 뻔한 사건이 아니라면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소송으로 가면 보증금 원금에 지연이자를 붙여 청구한다. 집을 인도한 다음 날부터 소장 송달 시까지는 민법상 이율로,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법상 연 12퍼센트의 높은 이율로 계산되므로, 시간이 갈수록 임대인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판결 전이라도 임대인의 재산에 가압류를 걸어 두면 집행을 대비하고 합의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판결을 받고도 임대인이 버티면 강제집행이다. 임대인 소유의 그 주택이나 다른 재산에 경매를 신청하거나 채권을 압류해 회수한다. 등기된 임차권이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배당 절차에서 순위에 따라 우선변제를 받는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되어 있다면 소송 대신 보증기관에 이행을 청구하는 길이 훨씬 빠르므로, 가입 여부부터 확인할 일이다.
임대인이 바뀐 경우에는 상대방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집을 산 새 소유자에게 승계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옛 집주인이 아니라 현재 소유자를 상대로 청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등기사항증명서로 현재 소유자를 확인하는 것이 소송 준비의 기본이다.
일정이 얽혀 있을수록 초기 설계가 중요하다. 임차권등기 신청 시점, 이사 시점, 청구 방법의 선택이 맞물려 돌아가야 손해가 없다. 부동산변호사 조력을 받으면 사건의 다툼 소지를 미리 가늠해 지급명령과 소송 중 빠른 경로를 고를 수 있다.
보증금은 임차인의 전 재산인 경우가 많다. 좋은 말로 기다려 주는 것과 권리를 지키는 준비는 별개다. 통지와 등기로 안전판을 만들어 두고 절차를 밟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회수에 이르는 길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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