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제가 할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혼식은 신부가 주인공이니까 저는 따라다니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생각이 깨지는 데 두 달 걸렸습니다.
여자친구가 스드메 견적을 세 군데 받아왔는데, 제가 "다 비슷해 보이는데"라고 한마디 했다가 그날 저녁이 조용했습니다. 나중에 견적서를 앉아서 항목별로 뜯어보니 앨범 페이지 수, 원본 제공 여부, 헤어메이크업 인원이 전부 달랐습니다. 비슷해 보였던 건 제가 안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역할을 나눴습니다. 저는 예식장 계약 조건과 식대, 주차, 보증인원 같은 숫자 쪽을 맡고, 여자친구는 스타일 쪽을 맡았습니다.
코엑스웨딩박람회에 같이 갔을 때도 이 분담이 도움이 됐습니다. 각자 물어볼 게 정해져 있으니 상담이 훨씬 빨리 끝났습니다. 남자분들, 숫자라도 맡으세요.


